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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계파" 외치며 친문에 승리… 부동산정책 등 궤도수정되나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5.02 18:06

수정 2021.05.02 21:15

송영길 민주당대표 선출
홍영표에 0.59%P 표차 신승
LTV 상향 등 대출규제 추진
최고위원 5명중 4명이 '친문'
지도부 '원팀' 현실화가 과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가운데)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임시전국대의원대회에서 당선 확정 직후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 전혜숙 신임 최고위원과 함께 꽃다발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가운데)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임시전국대의원대회에서 당선 확정 직후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 전혜숙 신임 최고위원과 함께 꽃다발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새 대표에 5선의 송영길 의원이 당선됐다.

무(無)계파를 외치며 "대통령과 민주당이란 이름 빼곤 다 빠꿔야 한다"고 '변화'를 강조했던 송 의원이 당선되면서 그동안 민주당이 고수해온 부동산 정책에도 일정부분 변화가 예상된다. 문재인 정부 임기말 레임덕을 막기 위한 당정청 관계 재정립에도 속도가 나면서 기존의 정책 궤도 수정 가능성도 전망되고 있다.

다만 강성 친문 지지층에 대해선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으면서 당의 본격적인 쇄신에 대한 기대감은 아직 반신반의다.
당장 다음달 부터 시작되는 예비 대선경선 과정에서 신임 당대표의 교통정리가 요구되고 있어, 이 과정에서의 역할에 따라 안정적인 정권재창출 여부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與 새 지도부 구성 완료

송영길 신임 대표는 2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임시 전국대의원대회(전당대회)에서 35.60%의 득표율로 홍영표(35.01%), 우원식(29.38%) 의원을 꺾고 당선됐다.

최고위원 경선에선 김용민, 강병원, 백혜련, 김영배, 전혜숙 후보가 당선돼, 집권여당의 새 지도부가 구축됐다.

이번에 선출된 새 지도부는 4.7 재보궐 선거 참패 후유증을 극복하고, 내년 3월 치러질 대선에서 정권을 연장시켜야 한다는 과제를 맞이한다. 이번 전당대회에선 '뻔한 인물' '뻔한 구도'였다는 지적이 많은터라, 새 지도부에겐 혁신을 추구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추가됐다.

송 대표는 정견발표에서 "지난 재보궐 선거에서 국민께서 무능한 개혁과 위선을 지적했다. 정말 이 상황에서 하던 대로 하면 안 된다"며 "저부터 반성하고 반드시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가장 위험한 것이 위기를 위기라고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며 "위기임을 인정하고 그 지점에서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 민주당은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권교체를 요구하는 국민 여론이 절반을 넘겼음을 강조한 송 대표는 "오늘로 대선까지 312일 남았다. 시간이 없다. 우리는 변해야 한다"며 "우리는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 유능한 개혁과 정권 재창출의 길은 송영길을 선택하는 데서 시작될 것이라고 감히 말씀드린다"고 자신했다.

일각에선 송 대표가 강조한 무계파가 당내 계파 분화를 촉진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선 경선을 앞두고 후보들을 중심으로 이합집산이 불보듯 뻔한 상황에서 계파가 없다고 밝혔던 송 대표의 영향력이 제대로 작용될 지는 미지수라는 것이다.

■文정부 정책 궤도 수정되나

그러나 송 대표의 당선으로 가장 먼저 주목 받는 것은 부동산 정책이다.

대표적인 것이 LTV(주택담보대출비율) 대폭 완화다. 무주택자와 청년층, 신혼부부 등 생애 첫 주택구입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나, 송 대표는 이들에 대한 LTV·DTI 규제는 60~80%까지 상향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송 대표는 본지와 인터뷰에서도 "장기 주택모기지에 한해서는 기준을 70~90%까지 올릴 필요가 있다"며 "생애첫주택 구입에 LTV·DTI 규제를 완화하지 않으면 현금부자들에게만 이익이 돌아간다. 보유세는 강화하고 거래세는 낮추자는 건데 양도소득세는 정부와 잘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송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당심이 새로운 변화를 선택한 것으로, 당심이 내년 대선 승리를 위해 기존 방식이 아닌 새 변화를 선택했다"며 "가장 크게 가시화될 수 있는 것이 부동산 정책이다. 당내 부동산 특위 외에도 당대표 경선 과정에서 보여준 제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친문 후보들에 비해 차별성 가진 것에 당심은 변화를 택했다"며 "그런 측면에서 가장 먼저 국민들에게 '민주당이 변했다'는 인식을 줄 수 있도록 부동산 정책이나 다른 분야에서도 우리의 안을 만들어 당정협의하는 과정에서 변화를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백신을 놓고도 경쟁 후보들의 비난에도 러시아 스푸트니크 백신 확보를 언급했던 송 대표가 이를 현실화할지도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러시아 스푸트니크 백신 확보에 대해 '플랜B'라고 밝힌 송 대표는 대한민국을 '아시아 백신 생산 허브'로 만들자는 비전도 제시한 바 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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