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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 모기업 바이트댄스, 3월말 미 상장 계획 접어"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7.13 05:00

수정 2021.07.13 05:00

[파이낸셜뉴스]
지난 3월 31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패션위크 행사장에 설치된 대형 틱톡 사인. 로이터뉴스1
지난 3월 31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패션위크 행사장에 설치된 대형 틱톡 사인. 로이터뉴스1

중국 소셜미디어업체 틱톡 모기업인 바이트댄스가 지난 3월말 당국과 접촉한 뒤 미국 주식시장 상장 계획을 접은 것으로 드러났다.

규제당국의 혼선 속에 중국 최대 차량공유업체 디디추싱이 6월 30일(이하 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을 강행한 뒤 불고 있는 중국 기술기업들에 대한 칼바람이 실상은 이미 연초부터 중 기업들을 옥죄고 있었음을 시사한다.

중국의 기술기업 옥죄기는 지난해 11월 앤트그룹 상장 중단을 시작으로 독과점 규제에서 지금은 데이터 보호로 영역이 넓어졌다.

중국은 100만명 이상의 개인정보를 보유한 업체들은 해외 증시 상장 전에 사이버보안 규제당국인 사이버공간관리국(CAC)의 승인을 받도록 규정을 바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 소식통들을 인용해 베이징에 본사를 둔 바이트댄스가 미국이나 홍콩 주식시장 상장을 염두에 두고 있었지만 창업자 장이밍이 3월말 사이버규제, 증권규제당국과 만난 뒤 계획을 돌연 접었다고 보도했다.

당시 만남에서 중국 사이버규제 당국자들은 바이트댄스가 보유한 수억명 규모의 방대한 개인정보보안에 관해 심각한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올해 38세의 장 창업자는 당국과 접촉한 뒤 정치적 환경, 또 규제환경을 감안했을 때 지금은 해외 상장 적기가 아니라는 판단을 내렸다.

바이트댄스는 4월 23일 자사 소셜미디어 계정에 올린 성명에서 "진지한 논의 끝에 회사가 상장에 필요한 자격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현재 그같은 (해외 상장) 계획은 없다"고 못박았다. 당시 구체적인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세콰이어 캐피털, KKR 등 굴지의 사모펀드들이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바이트댄스는 세계에서 가장 기업가치가 높은 스타트업 가운데 하나다.

지난해 12월 자본모집 과정에서 기업가치가 1800억달러로 평가받기도 했다.

바이트댄스는 실적도 탄탄하다.

수년간 적자를 기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30일 NYSE 상장으로 44억달러를 확보한 디디추싱과는 다르다.

지난 6월 바이트댄스는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지난해 매출이 2배 넘게 폭증한 343억달러, 순익은 190억달러로 늘었다고 밝힌 바 있다.

하루 빨리 상장을 통해 자금 수혈이 필요했던 디디추싱과 달리 바이트댄스는 사업성과와 재무구조가 탄탄해 상장을 서두를 필요가 없음을 뜻한다.

한편 바이트댄스는 이미 중 당국으로부터 한 번 철퇴를 맞은 적이 있어 상장의사 철회 결정도 신속했던 것으로 보인다.

WSJ에 따르면 바이트댄스의 유머 애플리케이션으로 저속한 내용들을 담고 있던 네이한두안지(Neihan Duanzi)가 2018년초 당국에 의해 폐쇄됐다.

당시 장 창업자가 장문의 소셜미디어 포스팅을 통해 잘못을 사과했고, 검열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해야 했다.

바이트댄스는 또 올 4월에는 금융규제당국에 불려가 데이터와 대출관행에 훨씬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겠다고 다짐한 뒤 나온 13개 인터넷 업체 가운데 하나였다.

아울러 지난달에는 당국의 반독점법 준수를 공개적으로 다짐한 30여 업체에 속하기도 했다.


장 창업자는 지난 5월에는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가 그랬던 것처럼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나 회사 경영에서 손을 떼야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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