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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의 '화병' 신체질환까지 유발..화 다스리는 법은

강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0.06 14:10

수정 2023.10.06 14:10

중년여성 질병에서 최근에는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발생 경향
일상생활 영향 준다면 전문가 도움 필요
화병 일러스트. 파이낸셜뉴스
화병 일러스트. 파이낸셜뉴스

[파이낸셜뉴스] 만성적 스트레스 혹은 일시적인 스트레스이지만 제대로 해소할 길이 없는 경우에 생기는 각종 정신적 증상, 신경증, 신체질환을 통틀어서 화병이라고 한다.

강동경희대한방병원 한방화병스트레스클리닉 김종우 교수는 6일 "화병은 억울하고 분한 감정을 오랜 기간 그대로 간직해 발생하는데, 감정적으로도 힘들지만 이차적으로 여러 신체질환과 정신장애에 영향을 미쳐 치료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2022년 화병으로 한방병원을 찾은 환자 수는 1만1587명으로 나타났다. 이중 남성이 2392명 여성이 9195명을 차지했다. 과거에는 유교주의, 가부장적 문화로 인해 며느리들이 화병을 호소하면서 중년여성의 전유물로 여겼다. 최근에는 극심한 경쟁문화, 심화되는 빈부격차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 등 현대사회의 다양한 스트레스로 인해 모든 연령과 성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할 수 있다.
병원을 찾는 많은 화병 환자가 학업, 취업, 결혼 그리고 실직과 퇴직으로 대한 인생의 주요 과정에서의 과도한 스트레스를 이유로 화병 증상을 호소하고 있다.

한국인의 경우, 정신적 고통이라고 해도 신체 증상으로 드러나는 신체화 경향이 강해서 관련된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정신적인 증상으로는 분노와 짜증, 억울하고 분한 감정이 대표적이다. 신체적으로는 가슴의 답답함과 두근거림, 치밀어 오름과 열감, 두통, 불면증이 가장 흔하다.

스트레스가 반복되거나 혹은 스트레스가 심하지 않거나 없는데도 가슴 답답함과 두근거림 등 이런 신체 증상이 반복된다면 화병으로 발전했다고 볼 수 있다. 화병을 방치하면 분노의 감정조차 드러나지 않고 무기력에 빠지는 우울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또 화병은 신체적으로 심장의 문제를 동반하고 고혈압과도 연관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화병의 특징은 가슴이 답답하고 치밀어 오르는 느낌, 분노의 감정인데, 침을 통해 답답한 가슴을 풀어내고, 하복부에 뜸을 떠서 열감을 아래로 내리게 되면 가슴 위는 시원하게 느낄 수 있다.

분노의 정서가 신체 증상과 연계돼 나타나기 때문에 명상을 통해 신체 증상을 개선하면 분노의 조절에도 도움이 된다.

김 교수는 “분노를 표현할 때 자신의 감정에 휩싸이지 않으면서 자신이 분노하고 있음에 대해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며 "무턱대고 화를 참는 것도 사소한 일에도 화를 내는 것도 건강에 좋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답답함과 열감, 두통, 불면증의 증상이 나타나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준다면 빨리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강동경희대한방병원 한방화병스트레스클리닉 김종우 교수
강동경희대한방병원 한방화병스트레스클리닉 김종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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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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