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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아이는 사고 파는게 아냐"..멜 깁슨 제작 '사운드 오브 프리덤'[이 영화]

신진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2.15 16:33

수정 2024.02.15 16:33

끔찍한 아동 성매매 실화 기반 영화, 21일 개봉
[콘텐츠판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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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앳된 여자 아이 ‘로시오’가 자신의 방에서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한다. 이어 멋지게 차려입은 한 미모의 여성이 그 집을 찾아 로시오의 아버지께 “스타가 될 재목”이라며 오디션을 보라고 한다. 마침 아이의 남동생 ‘미겔’이 등장하자 눈빛이 달라지며 둘 다 오라고 한다. 아버지는 다음날 버스를 타고 두 아이를 오디션장에 데려다준다. 눈뜨고 코 벤다고, 이렇게 금쪽같은 두 아이가 대낮에 인신 매매범에게 납치되고 만다.

그렇게 납치된 수십 명의 아이들은 모델처럼 사진을 찍고, 이후 콘테이너에 실려 어딘가로 옮겨진 뒤 성매매 사이트 고객의 요청에 따라 누군가는 국경을 넘어 미국으로 배달되고 누군가는 밀림지역에 은둔한 반군의 요새로 팔려나간다.
순진무구한 아이들을 사고파는 어른이라니, 너무나 끔찍한 현실에 한 영화 제목이 떠오른다. '악마를 보았다'.

실화 범죄극 ‘사운드 오브 프리덤’은 미국 내 충격적인 아동성매매 실태를 다룬 영화다. 과거 아프리카에서 흑인 노예를 데려와 사고팔던 그 추악한 역사가 오늘날 소아성애자를 위해 남미의 소년 소녀들을 납치하여 거래하는 비인간적인 범죄 산업으로 탈바꿈 돼 재현되고 있는 것이다.

영화는 미국 국토안보부 소속으로 수많은 아동 성범죄자를 체포했으나 정작 단 한 명의 피해 아동도 구하지 못한 현실에 괴로워하던 ‘팀 밸러드’가 새로운 조직을 결성해 아이들을 구출한 실화를 기반으로 한 작품이다.

실존 인물인 ‘팀 밸러드’는 지난 2006년 콜롬비아 카르타헤나에서 범죄자가 아니라 피해 아동을 구출하기 위한 잠복 구조 임무에 나섰다. 그는 성매매를 목적으로 한 관광객인 척 위장하여, 아동 성매매 조직을 체포하고, 피해 아동을 구출했다.

첫 작전을 계기로 그는 본격적인 구출 작전에 나서기 위해 지난 2013년 미국 국토안보부를 퇴사하고 아동 구조 전담 기구 ‘O.U.R.(Operation Underground Railroad)를 설립했다. ‘O.U.R’은 현재까지 4000건 이상의 작전에 참여했으며, 약 6500명의 범죄자를 소탕하고, 6000명 이상의 여성과 어린이들을 구출했다.

영화에서 8살 소년 미겔은 밸러드에게 “우리 누나도 찾아주세요”라며 누나와 헤어지기 전 받았던 목걸이를 건넨다. 이는 실제로 누나와 함께 납치당했던 소년의 실화를 기반으로 한 에피소드다.

■ 유명 감독 겸 배우 멜 깁슨 제작

독립영화라 영화의 만듦새가 유려하진 않지만 충격적인 아동 인신매매의 실상에 놀라고, 마치 영화를 방불케 하는 빌라드의 소탕작전이 다음을 궁금하게 한다. 허구의 설정을 더한 후반부는 전형적인 할리우드 영웅담과 닮았다. “하나님의 자녀는 사고파는 물건이 아니에요”라는 내레이션을 통해 제작진의 종교적 신념도 드러낸다.

‘사운드 오브 프리덤’은 모두가 알아야 할 아동 인신매매의 실상을 심도 있게 다뤘다는 점에서 볼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미국에서 제작비 대비 1700% 수익을 거둔 것도 이러한 마음이 모인 결과일 것이다.

사운드 오브 프리덤
사운드 오브 프리덤


아동 인신매매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 제작진이 도입한 ‘페이 잇 포워드’ 시스템도 흥행에 일조했다. 영화 티켓을 기부하는 방식인데 55개 국가에서 ‘페이 잇 포워드’ 시스템으로 구매된 티켓은 약 3000만 장에 달했다. 국내에서는 ‘릴레이 티켓’이라는 새로운 네이밍으로 ‘페이 잇 포워드’ 시스템을 도입했다.

‘릴레이 티켓’ 시스템에 대해 ‘팀 밸러드’ 역을 연기한 배우 제임스 카비젤은 “‘사운드 오브 프리덤’이 아동 인신매매를 끝낼 큰 한걸음의 힘을 갖고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그건 수백만의 사람들이 봤을 때 가능한 것”이라며 “자유와 희망의 소리가 전 세계로 퍼지도록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할리우드의 유명 배우이자 감독, 제작자인 멜 깁슨이 제작했다.
깁슨은 아동 성매매 관련 4부작 다큐멘터리에도 관여돼 있다고 한 외신은 보도했다.

메가폰은 영화 ‘벨라’로 지난 2006년 제31회 토론토국제영화제 관객상을 수상한 알레한드로 몬테베르데 감독이 잡았다.
그는 2010년 멕시코 아이들에게 교육과 지원을 제공하는 ‘어린이를 위한 희망 비영리 기관(Esperanza para los Niños)’을 설립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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