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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조→600조' SK하닉 용인 반도체 투자 5배 뛴 이유

임수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1.18 15:05

수정 2025.11.18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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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적률 상향으로 인한 클린룸 면적 확대
물가 인상, 장비 가격 상승 등 영향 받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감도. 연합뉴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감도.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120조원 규모로 발표됐던 SK하이닉스의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예상 투자 비용이 600조원까지 늘어나면서, 용인 팹(생산라인) 투자 규모 및 현황에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용적률 상향으로 인한 클린룸(반도체 제조 환경) 면적 확대와 물가 인상, 최첨단 공정 설비 증가로 투자비가 기존 대비 대거 확대됐고, 중장기적으로 투자 규모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16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미 관세 협상 후속 민관 합동회의'에서 "용인 팹만으로도 600조원 정도의 투자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준공) 시기가 얼마나 빨리 당겨질 수 있느냐는 수요와 관련된 상황이고, 투자할 수 있는 범위는 상당히 크다"고 밝혔다. 이는 2019년 발표한 120조원 규모에서 5배 증가한 수치로, 용적률 상향이나 물가 및 장비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해 투자비용이 확대되는 수치를 반영한 발표로 해석된다.

실제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클러스터의 클린룸 면적은 기존 계획 대비 50% 확대됐다.

지난 9월 용인특례시가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에 대한 9차 변경 산업단지계획을 최종 승인·고시하고 SK하이닉스 부지(A15)의 용적률을 기존 350%에서 490%로 상향하면서다. 건축물 최고 높이도 120m에서 150m까지 완화됐다. 이에 따라 용인 반도체클러스터에 들어서는 팹의 클린룸 면적도 늘어났다. 당초보다 1.5배 넓은 클린룸을 조성할 수 있게 되면서 투자 비용이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용인 반도체클러스터에는 총 4기의 팹이 세워지는데, 각각의 팹은 최근 준공된 SK하이닉스 청주 M15X 팹 6개 규모와 맞먹는다. 지난해 SK하이닉스는 청주 M15X 팹 건설에 20조원 이상이 투입된다고 발표했는데, 단순 계산 시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1개 팹에 120조원 이상의 투자가 필요한 셈이다.
팹 4개가 모두 완공되면 최소 480조원이 투입될 것으로 관측된다. 용인 반도체클러스터는 2050년까지 계획된 장기 프로젝트로, 물가 상승 속도, 장비 비용 확대 등을 감안하면 약 600조원 규모의 투자가 집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오는 2027년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첫 번째 팹의 첫 클린룸 가동을 시작할 계획이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