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오피스텔 소송의 핵심
'표기 누락 따른 약정해제권'
대법 "계약해지 가능" 판결
업계 "줄소송 터질라" 패닉
대법원이 오피스텔 등 비 아파트 분양광고에 단순 누락이나 오기로 시정명령을 받아도 분양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판결을 내리면서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종전 판례는 분양계약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경미한 사항으로는 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판결을 악용해 집단 기획소송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현재 여러 현장들이 단순 표기 누락으로 시정명령을 받았고, 관련 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상당한 파장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표기 누락 따른 약정해제권'
대법 "계약해지 가능" 판결
업계 "줄소송 터질라" 패닉
14일 업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지난해 12월 말 대구시 남구 A 오피스텔 일부 계약자들이 제기한 '분양대금 반환 등 청구의 소송'에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고등법원에 돌려보냈다.
현행 건축물 분양에 관한 법률을 보면 시정명령을 받거나, 벌금형 이상의 형을 선고 받는 경우, 또는 과태료 부과처분을 받는 경우 분양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대구 남구 A 오피스텔 사업주체는 분양광고에 '지구단위계획 구역 및 수립 여부' 표기를 누락했다. 지자체가 이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렸는데 일부 계약자들이 약정해제권을 근거로 계약해지 소송을 낸 것이다.
1심·2심 판결은 사업주체가 승소했다. 하급심 판결은 "시정명령은 경미한 위반사항에 따른 것으로 분양계약의 해제 조항에 따라 계약을 해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종전 판례를 그대로 인용한 것이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결은 달랐다. 핵심은 "약정해제권의 발생 요건은 계약에서 정한 내용에 의해 결정돼야 한다"며 "시정명령을 받게 된 위반사항이 반드시 중대한 위반사항에 해당할 필요는 없다"고 판시한 것이다. 한마디로 아주 사소한 이유로 시정명령을 받아도 그 자체로 계약자들이 분양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판결은 자칫 기획소송으로 연결될 소지가 다분하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비 아파트 시장은 잔금 납부 거부 등 계약자와 사업주체 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고, 분양계약 해지를 둘러싼 소송도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지난해 말 대법원 판례가 나오자 지자체에 시정명령을 요구하는 민원이 급증하고 있다"며 "비 아파트 시장이 대규모 집단 기획소송 리스크에 노출돼 있는 상황이다"고 하소연 했다.
업계는 계약자 보호도 중요하지만 과도한 소송과 사회적 손실을 막기 위해서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중대한 사유에만 약정해제권을 인정하고, 시정명령 발령 시기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또 시정명령을 약정 해약사유로 명문화 한 조항도 현 시점에서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건축물분양법은 상가 사기 분양 등을 막기 위해 지난 2005년 만들어진 법"이라며 "수분양자의 권리보호도 중요하지만 현실과 맞지 않는 조항도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고 말했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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