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노하우 지닌 검사 유인책 VS 계급화 통한 검찰 조직 재생산
15일 법제처에 따르면 중수청법 제정안 입법예고안에는 중수청의 사법경찰을 수사사법관과 전문수사관으로 나눠 임용, 운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수사사법관은 전체 조직 인원의 약 10% 내외에서 변호사 자격을 지니거나 이에 준하는 법률 지식을 갖춘 인력이 임용된다. 중수청의 인력 규모가 3000명으로 계획돼 있므로 수사사법관은 300명 내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중수청 이원화 구조는 반발을 사고 있다. 수사사법관이 전문수사관을 지휘하는 등 '옥상옥' 구조가 될 것이란 얘기다. 국무조정실 검찰개혁추진단(추진단) 자문위원 16명 중 6명은 이에 지난 14일 사의를 밝혔다. 중수청의 구조를 일원화하자는 것이 자문위원들 다수 의견이었는데, 추진단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채 위원들의 자문을 '전문가 의견을 들었다'는 형식으로 소비했다는 것이다.
사의를 표한 자문위원인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황문규 중부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김필성·한동수·장범식·김성진 변호사는 지난 14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사관'으로 일원화된 조직으로 설계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이었음에도 법안은 '수사사법관'과 '전문수사관'으로 이원화했다"며 "수사사법관의 권한과 예우는 현 검사에 준하도록 해 중수청이 검사 중심적이라는 비판을 받기에 충분하다"고 밝혔다.
추진단은 수사사법관과 전문수사관의 구분을 통한 계급화에 대해 사실무근이란 입장이다. 추진단 관계자는 수사사법관과 전문수사관 모두 형사소송법의 사법경창관에 해당하므로 수사개시권 등 수사권 행사에서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직렬이 중요한 것이 아닌, 중수청에서 어떠한 보직에 있는지가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의 구분을 만들 것이라고 보충했다.
또 이원화 구조가 그간 쌓아온 검찰의 수사 노하우를 확보하기 위한 고육책이란 설명도 있다. 한 추진단 자문위원은 "3000명 인력이란 큰 수사기관을 만들었고, 이것이 안착하는 게 중요하지 않겠냐"며 "기존에 수사를 하던 검사들이 검사라는 직급을 낮춰서 수사관으로 쉽게 가기 위한 유인책이 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고민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추진단 측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이원화 구조가 중수청 내부의 계급을 만들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중수청으로의 전직 등을 생각했던 한 경찰 수사관은 "이원화 구조와 이첩요구권 등 중수청 설치법안을 보면 검사들이 자기들이 하고 싶은 대로 수사하겠다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중수청이 지금의 검찰과 무엇이 다른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차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 역시 "조직을 복잡하게 만든다는 것 자체가 의심을 살 소지가 크다고 생각한다"며 "'수사를 잘하겠다'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수사권이 비대해져서 반인권적 수사를 막을까'를 생각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 역시 지난 14일 최근 논란에 대해 "어떤 게 선이고 어떤 게 악이라기보단, 어떤 게 국민을 위한 가장 좋은 제도인지 논의를 잘 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