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우먼 김지민이 과거 코미디언 연습생 시절 겪었던 끔찍한 스토킹 피해 사실을 고백했다. 매니지먼트의 철저한 보호를 받기 어려운 연습생 신분이었던 그는 가해자의 표적이 되어 일상을 심각하게 위협받았다.
9일 오전 10시 방송되는 SBS Plus '이호선의 사이다'에서 철면피 인간들을 주제로 대화가 펼쳐지는 가운데, 김지민이 과거 극심한 공포를 느꼈던 경험담을 털어놓는다.
스토커는 무려 한 달이 넘는 기간 동안 김씨의 일터를 서성이며 퇴근 시간을 기다렸고, 여의도에서 수원까지 1시간이 훌쩍 넘는 꽤 먼 거리임에도 매일같이 지하철에 동승해 뒤를 밟았다. 퇴근길뿐만 아니라 출근 시 어느 역, 어느 위치에서 지하철에 탑승하는지까지 파악하고 있을 정도였다.
가장 안전해야 할 출퇴근길과 주거지 인근이 공포의 공간으로 변하자 김지민은 극심한 불안에 시달렸다. 그는 "너무 소름이 돋고 무서워서 결국 친언니에게 집 밖으로 마중을 나와 달라고 SOS를 쳐야만 했다"고 털어놨다.
김지민의 사례는 스토킹 범죄가 피해자의 일상을 어떻게 철저히 파괴하고 옥죄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특정인의 동선을 파악하고 매일같이 미행하며 무언의 압박을 가하는 행위는 전문가들이 꼽는 가장 전형적이면서도 위험한 스토킹 범죄의 형태다. 이러한 스토킹은 단순한 집착에 그치지 않고 거주지 침입, 폭행, 나아가 살인 등 치명적인 강력 범죄로 이어지는 '전조 현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통계청 및 여성가족부 자료 등에 따르면, 이 같은 스토킹 범죄 입건 사례는 매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2022년 1만 545건이었던 스토킹 범죄 입건 수는 2024년 1만 3533건으로 불과 3년 사이 약 28%나 급증했다.
특히 대중의 노출이 잦은 연예인들은 스토킹 범죄의 가장 취약한 표적이 되고 있다. 앞서 방탄소년단(BTS) 뷔, 2PM 닉쿤, 슈퍼주니어 규현 등 아이돌 그룹 멤버들은 물론, 가수 비·김태희 부부, 트로트 가수 정동원과 이찬원, 배우 박서준, 박하선 등 수많은 유명인들이 사생팬을 넘어선 지속적인 미행과 접근 등 심각한 스토킹 피해를 호소해 왔다.
스토킹 범죄의 흉포화와 피해의 심각성이 사회적 화두로 떠오르면서, 피해자 보호를 위한 법적 장치도 뒤늦게나마 강화되는 추세다. 최근 국회에서는 스토킹 피해자가 수사기관을 거치지 않고도 법원에 직접 가해자의 접근금지 등 보호조치를 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법률 개정안이 통과됐다. 이는 기존 수사기관 의존형 보호 체계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피해자가 김씨의 사례처럼 두려움에 떨며 지인에게만 의존하지 않고 신속하게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는 법적 권리를 보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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