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별 진로성장 포트폴리오 도입
중학교 진로탐색 과정 강화
특성화고 미래산업형 개편 추진
안전한 현장실습 인증제 도입
학교·대학·기업 진로생태계 조성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 학생의 진로·직업교육을 단기 취업률 중심에서 학생의 성장과 삶의 설계 중심으로 바꾸겠다는 교육감 선거 공약이 제시됐다. 학생 한 명 한 명의 흥미와 적성, 역량을 기록하고 지역 산업과 학교 교육을 연결해 제주 안에서도 더 넓은 진로 선택지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송문석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 예비후보는 13일 제주교육 대전환 세 번째 세부공약으로 '진로·직업교육 혁신'을 발표했다.
송 예비후보는 현재 진로교육이 진학 상담, 일회성 직업체험, 형식적 특강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고 진단했다. 학생에게 필요한 것은 어느 직장에 취업할 것인지를 정해주는 교육이 아니라 어떤 삶을 살 것인지 스스로 묻고 준비하게 하는 교육이라는 설명이다.
이번 공약의 핵심은 학생 맞춤형 진로성장 포트폴리오 도입이다. 진로성장 포트폴리오는 학생의 관심 분야, 체험 활동, 프로젝트 경험, 학습 변화, 진로 상담 이력을 누적해 학생별 성장 과정을 확인하는 자료다. 성적이나 취업 여부만 보는 방식보다 학생이 어떤 방향으로 성장하고 있는지를 학교와 가정이 함께 살피는 데 목적이 있다.
중학교 단계 진로탐색도 강화한다. 중학생 시기는 고교 진학과 진로 방향을 고민하기 시작하는 시기다. 송 예비후보는 "이 단계에서 직업 세계를 체험하고 자신의 적성과 흥미를 확인할 수 있는 교육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특성화고 교육과정은 제주 미래산업과 연결하는 방향으로 전면 개편한다는 계획이다. 송 예비후보는 "낡은 기능 중심 교육을 그대로 유지해서는 아이들의 미래를 책임질 수 없다"며 디지털, 친환경, 서비스, 문화콘텐츠, 해양, 농생명, 바이오 등 제주 미래산업과 연계한 융합형 교육과정으로 재구조화하겠다고 했다.
제주의 산업 구조도 공약의 배경으로 제시됐다. 수도권에 비해 학생들이 다양한 직업군을 직접 접할 기회는 제한적이지만 관광, 환경, 해양, 농업, 바이오, 문화콘텐츠, 디지털서비스 등 제주만의 미래산업 가능성은 크다는 판단이다. 학교 교육과 지역산업을 제대로 연결하면 제주 안에서도 진로 선택지를 넓힐 수 있다는 취지다.
현장실습 제도 개선도 공약에 포함됐다. 송 예비후보는 현장실습이 학생을 값싼 노동력으로 보내는 방식이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학습 중심, 안전 우선, 학생 보호 원칙을 세우고 참여 기업과 기관에 대한 사전 심사와 현장 점검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현장실습 인증제는 학생이 실습할 기업과 기관의 안전, 교육 내용, 지도 체계, 노동권 보호 수준을 미리 점검하는 제도다. 실습이 취업 알선에 그치지 않고 실제 배움으로 이어지도록 관리하는 장치다.
진로·직업교육 전문지원단과 제주형 직업캠퍼스 구축도 추진한다. 직업캠퍼스는 특정 학교 한 곳에 모든 시설을 새로 짓는 방식보다 기존 학교시설과 지역 인프라를 활용해 여러 직업교육 프로그램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제시됐다. 비용 부담을 줄이고 지역 자원을 교육과정 안으로 끌어들이겠다는 구상이다.
학교·대학·기업 연계 진로생태계도 조성한다. 제주대와 지역 대학, 기업, 공공기관, 산업 현장을 연결해 학생들이 실제 직업 세계와 미래산업을 접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진로교육을 학교 안 상담에 가두지 않고 지역 전체가 참여하는 구조로 넓히겠다는 의미다.
이행 방안은 단계적으로 제시됐다. 송 예비후보는 "취임 후 100일 안에 진로·직업교육 혁신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도내 특성화고 교육과정과 현장실습 운영 실태를 전면 진단하겠다"고 밝혔다. 취임 1년 차에는 진로성장 포트폴리오 시범 운영과 안전한 현장실습 인증 기준을 마련한다. 2~3년 차에는 특성화고 교육과정 개편과 미래산업 연계 트랙을 본격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재원은 기존 진로교육, 직업교육, 특성화고 지원, 디지털교육, 고교학점제 관련 예산을 재정비해 마련한다. 교육부, 고용노동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중앙부처 공모사업과 제주도 협력 예산도 연계하겠다고 밝혔다.
송 예비후보는 "진로교육을 형식적인 상담이나 일회성 체험에 머물게 하지 않겠다"며 "성적보다 성장, 취업보다 진로, 직업보다 삶을 중심에 두고 제주 아이들이 제주에서 꿈을 찾고 세계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jyb@fnnews.com 정용복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