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재판 중 잠적' 10년 도피한 90억대 횡령범 검거…檢, 치과 진료기록 추적

최은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20 10:04

수정 2026.05.20 10:04

딸 내비게이션 분석...치과 방문 정황 포착

검찰. 연합뉴스
검찰.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던 중 잠적해 약 10년간 도피 생활을 이어온 60대 횡령 혐의 피고인이 검찰에 붙잡혔다. 검찰은 가족의 내비게이션 이용 기록과 치과 진료 내역 등을 추적한 끝에 신병을 확보했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수사지원과는 지난 16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를 받는 박모씨(60)를 검거했다.

박씨는 지난 2006년 3월부터 6월 사이 본인이 대표로 있던 회사에 주식 매입 대금 명목으로 입금된 106억원 가운데 약 93억2000만원을 임의로 사용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박씨는 2016년 7월 예정된 첫 공판을 앞두고 잠적했다.

재판부는 구속영장을 발부했지만 소재 파악이 되지 않으면서 영장 집행이 이뤄지지 않았고, 재판도 장기간 중단 상태에 놓였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2024년 8월 '불출석 피고인 검거팀'을 꾸려 본격적인 신병 확보 작업에 착수했다. 통상 재판 중 도주한 피고인 검거는 법원과 경찰 협조 아래 진행되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 사건에서는 검찰이 직접 추적에 나섰다.

검거팀은 박씨 주변 인물들의 메신저 대화 내역과 내비게이션 이용 기록 등을 분석하던 중 박씨 딸의 차량 내비게이션에서 대전 소재 한 치과가 반복적으로 목적지로 설정된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병원 확인 과정에서 박씨가 해당 치과에서 신경치료를 받은 기록이 남아 있는 사실을 파악했고, 검찰은 진료기록에 기재된 연락처 등을 토대로 박씨가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휴대전화를 특정해 추적을 이어갔다.


검찰은 결국 지난 16일 밤 딸의 주거지에 있던 박씨를 체포했다.

scottchoi15@fnnews.com 최은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