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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없이 살아남기'…EU 산업계 덮친 공급망 재편 전쟁

홍채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26 14:38

수정 2026.05.26 14:34

데이비드 브라운 브로드빗 배터리스 대표(왼쪽)와 마렐라 프랑시 하프너 에너지 사업총괄책임자.사진=홍채완 기자
데이비드 브라운 브로드빗 배터리스 대표(왼쪽)와 마렐라 프랑시 하프너 에너지 사업총괄책임자.사진=홍채완 기자
[파이낸셜뉴스]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리스크 이후 유럽 산업계의 핵심 화두가 '탄소중립'에서 '공급망 안보'와 '에너지 주권'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유럽연합(EU)이 관세와 공급망 규제, 배터리 패스포트 등을 앞세워 탈중국 전략을 강화하면서 배터리와 에너지 산업이 사실상 국가 안보 산업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서울 코엑스서 열린 'EU 비즈니스 허브 - ENVEX 2026'에 참가한 유럽 기업들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유럽 산업계의 가장 큰 변화로 '로컬 공급망 확대'와 '중국 의존 축소'를 꼽았다.

핀란드 배터리 기업 브로드빗 배터리스의 데이비드 브라운 대표는 "지금 유럽에서 가장 중요한 논의 중 하나가 탈중국 배터리 공급망"이라며 "공급망 안정과 안보, 고용 문제까지 모두 연결돼 있다"고 말했다.

브라운 대표는 현재 유럽 배터리 시장이 중국산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고 진단했다.

그는 "10년 전에는 한국·일본 비중이 컸지만 지금은 중국산 비중이 매우 높다"며 "앞으로는 관세와 공급망 규제, 배터리 패스포트 등을 통해 이런 수입 의존이 점점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배터리 패스포트는 배터리가 어디서 만들어졌고, 어떤 원료를 사용했는지, 탄소배출량은 얼마인지, 얼마나 재활용 가능한지 등을 기록·추적해 일정 수준 이상의 현지 공급망 구축을 유도하는 제도다. EU는 이를 통해 역내 배터리 공급망 비중을 점진적으로 확대하려 하고 있다.

브라운 대표는 "배터리 산업이 현재 EU 차원의 최우선 전략 과제 중 하나"라며 "EU는 '호라이즌' 프로그램 등을 통해 AI·반도체·배터리 산업에 대규모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배터리는 이제 국가 안보 산업이 됐다"고 말했다.

프랑스 바이오매스 솔루션 기업 하프너 에너지 역시 최근 유럽 에너지 산업의 핵심 키워드가 '탈탄소'보다 '에너지 독립'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마렐라 프랑시 하프너 에너지 사업총괄책임자는 "과거 유럽 에너지 산업의 핵심 키워드는 탈탄소화였지만 지금은 에너지 회복 탄력성과 에너지 독립성이 훨씬 중요한 화두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각국이 '지역에서 직접 생산 가능한 에너지', 즉 로컬 에너지에 주목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프랑시 책임자는 "캐나다 역시 최근 지정학적 불확실성 속에서 미국 에너지 의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우리 기술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지역 내에서 직접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복잡한 글로벌 공급망 의존도를 줄일 수 있다는 의미"라며 "최근 중동 리스크 역시 지역 내 자체 생산 중요성을 더 크게 인식하게 만든 계기"라고 덧붙였다.

whywani@fnnews.com 홍채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