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한화, KAI 지분 또 샀다… '한국판 스페이스X' 향한 거침없는 직진

김동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26 14:56

수정 2026.05.26 14:56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ADEX 2023에서 공개한 KF-21 심장 'F414 엔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ADEX 2023에서 공개한 KF-21 심장 'F414 엔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한화에어로스페이스 - KAI 주요 사업 및 통합 시너지
사업 분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AI 인수 시 기대 시너지
전투기 (KF-21·FA-50) 엔진 생산, AESA 레이더, 공대공·공대지 미사일 등 무장 완제기 플랫폼 설계·제작, 체계종합 기체부터 엔진·무장까지 ‘턴키(일괄)‘ 수출로 글로벌 수주 및 가격 경쟁력 극대화
우주 (발사체·위성) 우주 발사체(누리호 엔진), 위성 탑재체 제작 위성 본체 개발, 발사체 체계총조립 발사체와 위성 제작·서비스를 모두 아우르는 ‘완전한 우주 밸류체인‘ 완성
무인기·미래 플랫폼 무인기용 소형 엔진, 센서, 첨단 무인 무장 무인기 체계종합, 비행제어 기술 및 설계 중복 R&D 투자 방지 및 차세대 유·무인 복합체계(MUM-T) 개발 속도 비약적 향상
유지보수(MRO)·공급망 엔진 및 주요 정밀 부품 유지보수(MRO) 항공기 기체 사후관리 및 정비(MRO) 전 세계 수출기에 대해 기체와 부품을 한 번에 관리하는 ‘통합 사후관리 솔루션‘ 제공
(업계 취합)

[파이낸셜뉴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지분 인수 확대를 발표한 지 한 달도 안 돼 지분을 추가 매입하며 '한국판 스페이스X' 설립 의지를 재표명했다. 국내 우주·항공 산업 역량을 하나로 결집해 글로벌 공룡 기업과 맞서려면 양사 결합을 통한 '밸류체인 수직계열화'가 필수적이라는 전략적 판단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우주-방산 '밸류체인 수직계열화' 기대감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AI 보유 지분을 기존 5.09%에서 6.17%로 늘렸다고 공시했다. 취득 주식 수는 총 104만7635주, 취득 자금은 약 1716억원 구모의 자체 보유 자금으로 마련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한화와 KAI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항공, 우주산업 전반에 걸쳐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다"며 "이번 지분 추가 인수도 파트너십 강화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지분 추가 매입은 지난 4일 KAI 지분 0.1%(10만주)를 약 179억원에 장내 매수한 지 3주 만의 행보다. 한화는 당시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전격 변경하고, 연말까지 총 5000억원을 투입해 지분을 추가 매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연속 지분 매집을 KAI 경영권 인수를 위한 본격적인 밑그림 작업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일명 '한국판 스페이스X'로 도약하기 위해선 발사체 제작부터 위성 개발, 서비스까지 이어지는 통합 역량이 필수적이다. 현재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체계종합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국내 최고 수준의 발사체 엔진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다목적실용위성 등 위성 플랫폼 제작에 독보적 기술력을 가진 KAI가 결합하면, 자사 발사체에 자체 제작 위성을 직접 실어 올리는 완벽한 '뉴 스페이스(민간 주도 우주개발)' 생태계가 완성된다.

방산 수출 시너지 역시 막대할 전망이다. KAI는 FA-50, KF-21 등 뛰어난 기체 체계 종합 능력을 바탕으로 'K-방산' 수출을 이끌고 있지만, 항공기의 심장인 '엔진'은 여전히 해외 기술에 의존 중이다. 국내 유일의 항공 엔진 개발 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KAI를 품을 경우 '독자 엔진 탑재-기체 체계 종합-수출 및 후속 지원(MRO)'으로 이어지는 '원스톱 솔루션' 제공이 가능해진다.

글로벌 방산 시장의 패러다임 변화도 한화의 인수 당위성에 힘을 싣는다. 록히드마틴, 보잉 등 해외 주요 우주·방산 기업들은 육·해·공 무기체계에 우주와 조선까지 특화 부문을 하나로 통합해 '초거대 종합 기업'으로 덩치를 키우고 있다. 한화오션을 통해 해양 방산 역량을 이미 확보한 한화가 KAI까지 품게 되면 글로벌 선진 업체들과 대등한 압도적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된다.

이에 대해 장원준 전북대 첨단방위산업학과 교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AI 지분 확대는 단순한 기업 투자 차원을 넘어 한국 항공우주·방위산업의 구조 재편 가능성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라며 "발사체, 위성, 항공기, 첨단항공엔진, MRO를 하나의 밸류체인으로 묶는 전략은 글로벌 방산4대강국 진입을 목표로 하는 국정과제 달성과 함께 미래 우주·방산 시장의 글로벌기업 육성이라는 측면에서도 충분한 명분이 있다"고 평가했다.

독과점 논란·내부 반발은 과제로
다만 인수가 현실화하기까지는 험난한 과제가 산적해 있다. 당장 한화의 KAI 인수가 국내 방산 시장에서 독과점 논란을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초대형 방산 기업 탄생이 자칫 방산 생태계의 다양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KAI 내부의 거센 반발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경쟁을 펼칠 수 있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택하면서도, 정부가 방산 생태계 전체를 살찌울 수 있는 육성 과제를 동시에 풀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정부는 이를 단순한 기업 인수전이 아니라 국가 항공우주·방위산업 거버넌스 재편의 문제로 보고, 명확한 원칙과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