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인 배지혁씨(가명)는 레버리지 투자 이틀만에 혼이 빠지는 경험을 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지난 27일 상장한다는 소식을 듣고 사려고 했지만 사지 못했다. 금융투자교육원에서 레버리지 ETF 교육을 따로 들어야 한다는 걸 몰랐기 때문이다. 출근해 회사 컴퓨터로 들어가려고 했지만 사이트가 다운돼 들어갈 수도 없었다. 그렇게 퇴근 후 저녁에 교육을 듣고, 28일 드디어 삼성전자 레버리지 ETF를 살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웬걸, 사자마자 급락세를 보이는 것 아닌가. 2만2000원 가량 샀던 KODEX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가 1만9000원대까지 떨어지며 당일 손실만 -10% 가량 생길 판이었다. 레버리지의 위험을 깨닫고 오후에 일부를 손절하고 추세를 지켜보기로 했다. 하지만 웬걸, 점심 시간 이후 가격이 회복세를 보이며 KODEX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는 2만17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배씨는 "항상 사모으는 삼전닉스였는데, 레버리지 투자는 또 다른 느낌"이라며 "개별 종목이 10% 빠질 때와 레버리지 ETF가 10% 빠질 때의 위기감은 차원이 다르다"라고 소회를 전했다.
[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상장된 지 이틀만에 패닉에 빠지는 개인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최근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레버리지 ETF의 더 큰 변동성을 겪으며 혼란에 빠졌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ODEX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는 전일 대비 4.95% 하락한 2만1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상장 첫날인 지난 27일 5.52% 상승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린 것과는 대조적이다.
특히 이날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 ETF의 변동성은 큰 편이었다. KODEX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의 경우, 2만2435원으로 시작해 전일 종가(2만2830원)에 가까운 2만2730원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오후 들어 낙폭을 키우며 1만9917원까지 빠지기도 했다. 당일의 고가와 저가의 차이가 14% 가량 났다. 그러나 장 마감을 앞두고 매수세가 유입되며 2만1700원에 장을 마감했다.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상승 마감에 성공했지만 온탕과 냉탕을 오갔다. 지난 27일 2만7775원에 거래를 마쳤던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는 이날 장 초반 약세를 보이다가 오전에 2만9435원까지 올랐다. 그러나 오후 들어 가격이 빠지며 2만5540원까지 떨어졌다가, 장 마감을 앞두고 상승 전환해 전일 대비 4.30% 오른 2만8970원에 거래를 마쳤다.
레버리지 ETF의 변동성을 키운 건 당연한 이야기지만, ETF가 개별 종목의 변동성이 컸기 때문이다. 이날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2.44% 내린 29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31만1000원에 거래를 시작한 삼성전자는 31만3000원까지 올라가기도 했으나, 오후 들어 급락하며 28만7500원선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SK하이닉스도 장 초반 약세를 보이다가 오전에 230만원대까지 올랐지만 오후에 다시 가격이 내림세를 보여 215만1000원까지 내려갔다. 그러나 장 막판 매수세가 유립되며 전일 대비 2.05% 상승한 228만9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그러나 단일종목 레버리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열기는 뜨겁다. 이달 27~28일 거래대금이 가장 많은 ETF는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로, 8조1673억원이 거래됐다. 같은 기간 거래대금 상위 종목 10개 중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4개나 됐다. 2거래일 동안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14개 종목의 거래대금은 18조원을 넘어섰다.
금융당국은 투자 위험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상품 상장을 앞두고 투자 위험 경고문을 배포하기도 했다. "국내 증시 가격제한폭을 고려하면 이론적으로 하루 만에 최대 60% 손실도 가능하다"라는 내용이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음의 복리 효과'와 해외 상장폐지 사례까지 언급하며 초고위험 상품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증권가도 긴장하고 있다. 레버리지 ETF는 장 마감 전 수익 배율을 맞추기 위해 대규모 리밸런싱 매매를 반복하는데,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기존 반도체 ETF 변동성을 더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이런 변동성이 이어질 거라고 지적했다.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상장 초기 최소 5거래일 정도는 자금 유입과 리밸런싱 영향으로 단기 충격이 불가피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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