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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세계 최고 외환보유자산은 미 국채 아닌 금"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6.03 03:57

수정 2026.06.03 03:57

[파이낸셜뉴스]
전 세계 중앙은행 준비자산 비중 추이. 위에서부터 금, 기타 통화, 유로, 기타 달러화 자산, 미 국채 순. 자료=ECB, FT
전 세계 중앙은행 준비자산 비중 추이. 위에서부터 금, 기타 통화, 유로, 기타 달러화 자산, 미 국채 순. 자료=ECB, FT

각국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준비자산)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더 이상 미국 국채가 아니라 금이라고 유럽중앙은행(ECB)이 2일(현지시간) 밝혔다. 지난 수년에 걸쳐 각국 중앙은행이 끊임없이 금을 사들였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ECB가 2일 공개한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해 말 기준 전 세계 중앙은행 준비자산의 27%가 금이었다고 전했다. 1년 전 20%에서 7%p 비중이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미 국채 비중은 25%에서 22%로 3%p 줄었다.



유로화 표시 자산 비중은 15%로 변함이 없었다.

준비자산은 유동성이 매우 높은 자산으로 각 중앙은행이 자국 통화 가치를 방어하고, 금융 시장 변동성에 대비하기 위해 구축하는 안전판이다. 얼마 전까지는 기축통화 역할을 하는 미국 달러화가 가장 안전한 자산이었고, 이자가 지급되는 국채를 각 중앙은행이 주된 준비자산으로 보유했다.

그러나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하면서 시작된 러시아 달러 자산 동결을 계기로 이런 흐름에 변화가 나타났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보고서에서 "지정학적 긴장이 지속되면서 중앙은행의 금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ECB에 따르면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보유한 금 규모는 3만6000톤이 넘는다. 이는 금본위제 시대였던 브레턴우즈 체제 고점에 버금갈 정도다.

브레턴우즈 체제 당시 미국은 달러를 들고 오면 금으로 바꿔주는 금본위제를 실시했고, 이에 따라 각국의 환율은 미 달러에 고정됐다. 당시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보유한 금 규모가 3만8000톤이었다.

브레턴우즈 체제는 1944년 7월 출범해 20여 년을 지속했지만 미국이 금 태환을 정지한 1971년 8월 15일 끝이 났다.

다만 이 체제가 무너진 뒤에도 각 중앙은행은 미 국채를 가장 안전한 자산으로 판단하고, 이를 준비자산의 핵심으로 삼아왔다.

미 국채가 준비자산 1위에서 물러난 것은 금 가격 급등세 영향도 있다.

금 가격은 최근 수년 급등세를 타 올 1월에는 온스당 5500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 행진을 지속했다.

다만 이 같은 변화에도 불구하고 달러의 위상은 여전히 건재하다.

ECB에 따르면 미 국채와 기타 달러화 표시 자산이 전 세계 중앙은행 준비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2%로 독보적인 1위다.

각 중앙은행의 금 매입도 주춤하고 있다. 순매입 규모가 3년 연속 1000톤을 넘겼지만 지난해에는 850톤으로 소폭 감소했다.


2022년 이후 금 매입에 가장 열성적인 나라는 중국, 폴란드, 튀르키예, 인도인 것으로 조사됐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