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동차 기술의 대명사인 닛산자동차가 영국 최대 자동차 생산 기지인 선더랜드 공장에서 중국 체리 자동차를 위탁생산하기로 했다.
수요 부진으로 공장 가동률이 형편없이 떨어지자 시설을 놀리는 대신 중국 자동차 업체의 하청 기지로 탈바꿈하기로 방향을 튼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3일(현지시간) 닛산과 체리가 이날 이 같은 내용의 양해각서(MOU) 체결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최대 자동차 생산 설비가 들어선 선더랜드 닛산 공장에서 내년부터 체리 자동차가 생산된다.
앞서 닛산은 지난달 선더랜드 생산 라인 두 곳을 하나로 합치고, 현재 약 50% 수준인 가동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외부 파트너를 찾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닛산 유럽 부문 책임자인 마시밀리아노 메시나는 3일 성명에서 "이는 공장 가동과 관련한 중요한 진전"이라고 강조했다.
닛산, 자체 물량 부족에 공장 놀려
영국 최대 자동차 산업 고용주이기도 한 닛산은 선더랜드에 직원 약 6000명을 배치하고 있고, 이곳에서 신형 '리프' 전기차를 생산한다. 내년 출시가 목표인 신형 전기차 '주크(Juke)'도 이곳에서 만들 계획이다.
그러나 일본 모기업이 수요 부진 속에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서 다수의 공장 문을 닫고, 전 세계 직원 2만명 감원에 나서면서 선더랜드 공장의 미래도 불투명해졌다.
이런 가운데 중국 체리와 MOU는 선더랜드 공장을 되살리는 토대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높이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영국과 중국의 이해관계 일치
영국 정부는 야심 찬 자동차 산업 부흥 계획을 갖고 있다. 오는 2035년까지는 영국 내 생산 대수를 연간 130만대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영국 자동차제조유통협회(SMMT)에 따르면 올해 생산 대수는 약 82만4000대에 그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중국 브랜드의 영국 내 생산이 필수적이라고 조언했고, 정부는 이에 따라 중국 업체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런 가운데 체리는 공장을 짓는 위험을 부담하는 대신 위탁생산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오모다, 제이쿠(Jaecoo) 브랜드를 소유한 체리는 영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 자동차 업체다. SMMT에 따르면 올 들어 4월까지 시장점유율이 6%를 기록했다.
유럽 유휴설비, 中 하청기지 전락하나
FT에 따르면 유럽의 유휴 자동차 생산 설비를 중국 자동차 생산 위탁에 활용하는 계획이 붐을 타고 있다.
포드, 스텔란티스, 폭스바겐 등 다른 자동차 업체들도 지난 1년 지리, 샤오펑 같은 중국 자동차 업체들과 유럽 유휴 설비를 활용하는 방법에 관해 논의해왔다.
수요 부진으로 가동률이 낮은 유럽 자동차 공장들이 유럽 시장 영향력 확대를 꾀하는 중국 업체들의 위탁 생산 기지로 탈바꿈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 업체들은 자체 공장 건설에 들이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면서도 유럽 시장 공략의 전초 기지 역할을 할 수 있는 위탁 생산에 ㄴ포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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