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무마' 대가로 2억원 챙긴 경찰관 2심서도 실형..."죄질 좋지 않아"
피의자 김모씨도 징역 2년 유지
[파이낸셜뉴스] 수사를 무마해주는 대가로 피의자로부터 금품을 수수하는 등의 혐의를 받는 현직 경찰관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유지하게 됐다.
서울고법 형사1부(윤성식 고법부장판사)는 5일 특가법상 뇌물 등 혐의를 받는 현직 경찰관 정모 경위의 항소를 기각했다. 정 경위는 1심에서 징역 6년과 벌금 2억5200만원, 추징금 2억5150만원을 선고받았다.
정 경위가 범행을 인정하고 아이의 치료비 등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점 등을 재판부는 고려했지만, 범행의 죄질이 더 나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2억6000만원이 넘는 뇌물을 수수하고, 피의자에게 수사자료를 유출했으며 피의자가 출석하지 않았음에도 조사한 것처럼 허위로 피의자 신문조서를 작성했다"며 "자신의 범행이 발각될 것을 염려해 수사자료 일부를 폐기하는 등 손상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사건은 수사 공정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현저히 훼손시켜 비난 가능성이 크다"며 "엄중히 처벌할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정 경위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대출중개업자 김모씨도 원심인 징역 2년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김씨는 수차례 사기죄 처벌 전력이 있음에도 범행을 저질러, 재범 위험성이 높다"며 "피해자 5명으로부터 3억원이 넘는 금액을 편취하고 경찰관에게 2억원이 넘는 금액을 뇌물로 공여했다. 범행 수단과 결과, 내용 등에 비춰 봤을 때 죄질이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정 경위의 뇌물수수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김모 경감은 1심에 이어 무죄를 유지했다.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과 여러 정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했을 때, 김 경감이 정 경위의 뇌물 혐의를 미필적으로라도 인식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다.
정 경위는 지난 2020년 6월 6월부터 다음해 2월께까지 사건을 무마하는 대가로 피의자였던 김씨로부터 22회에 걸쳐 총 2억 112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검찰 수사 결과 정 경위는 여러 사기 사건으로 경찰 수사를 받던 김씨에게 "사건을 모아 모두 불기소 해주겠다"며 뇌물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 경위는 김씨의 주소지를 자신의 근무지 관할로 옮긴 뒤, 김씨가 연루된 사건들을 이송받거나 재배당받아 불송치 또는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정 경위는 김씨에게 수사 중인 사건 기록 3건을 유출하고, A씨가 경찰서에 출석하지 않았음에도 조사를 받은 것처럼 피의자신문조서를 허위 작성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사건기록 조작으로 수년간 기록을 은닉한 혐의 △사건기록을 검찰에 넘기지 않고 캐비닛에 방치한 혐의 △김씨에 대한 고소장을 자신이 변조한 고소장으로 바꾼 혐의 △계좌 거래 내역이 확인되는 서류를 제외하는 등 기록 조작 혐의도 있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