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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작년 10월 이후 최저치...금리·AI·IPO 삼중 압박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6.06 04:09

수정 2026.06.06 04:09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비트코인이 지난해 10월 이후 최저 수준까지 추락하며 가상자산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마이클 세일러가 이끄는 스트래티지의 비트코인 매각과 미국 고용지표 호조에 따른 국채 금리 상승이 겹치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영향이다. 한때 '디지털 금'으로 불렸던 비트코인이 최근에는 기술주 상승 랠리에서도 소외되면서 투자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비트코인은 5일(현지시간) 장중 5만9764달러까지 하락하며 지난해 10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후 낙폭을 일부 만회했지만 6만달러선 안팎에서 거래되며 주간 기준 약 18% 하락세를 나타냈다.



현재 가격은 2025년 10월 기록한 사상 최고가 12만6000달러 대비 절반 이상 떨어진 수준이다.

비트코인 약세에 관련 종목들도 급락했다. 비트코인 대량 보유 기업인 스트래티지는 이날 11% 하락했고 주간 기준으로는 27% 떨어지며 2022년 11월 이후 최악의 한 주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 역시 주간 기준 21% 하락하며 2023년 2월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스트래티지의 비트코인 일부 매각이 하락의 직접적인 계기가 된 것으로 보고 있다.

마이클 세일러가 설립한 스트래티지가 보유 물량 일부를 처분하면서 투자심리가 악화됐고 수억달러 규모의 강제 청산까지 발생하며 낙폭이 확대됐다.

여기에 이날 발표된 미국의 5월 고용지표도 악재로 작용했다. 비농업부문 신규 고용은 17만2000명 증가해 시장 전망치인 8만명을 크게 웃돌았다.

고용지표 발표 직후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위축됐고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 시장에도 매도세가 확산됐다.

일부 전문가들은 최근 비트코인 약세의 배경으로 자금 이동 현상을 지목하고 있다.

샤를 앙리 몽쇼 시즈그룹 최고투자책임자(CIO)는 CNBC에 "투기성 자금이 인공지능(AI) 관련 주식과 메모리 반도체 종목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특히 한국 증시가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형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개인 투자자 자금 일부가 신규 상장 종목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전망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시장에서는 오픈AI, 앤트로픽 등 대형 AI 기업들의 상장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투자 자금이 성장주와 IPO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트코인의 투자 논리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수개월간 이란 전쟁을 둘러싼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확대됐지만 비트코인은 오히려 약세를 보였다. 반면 미국 증시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투자자들은 비트코인이 지정학적 위기 때 강세를 보이는 '디지털 금'인지, 아니면 기술주처럼 움직이는 고위험 자산인지에 대해 다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라지브 소니 웨이브디지털애셋 국제 포트폴리오 운용 책임자는 "한 달 전만 해도 비트코인과 나스닥, S&P500은 거의 완벽한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지만 최근 몇 주 사이 그 관계가 크게 약화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낙관론도 여전히 존재한다.

스트라이브의 매트 콜 최고경영자(CEO)는 "비트코인의 펀더멘털은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며 "비트코인이 200주 이동평균선까지 하락한 것은 이번이 다섯 번째인데 과거 네 번 모두 최고의 저가 매수 기회였다"고 말했다.


다만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순자산 규모가 지난달 중순 1078억달러에서 804억달러로 감소하는 등 기관 자금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빗썸라운지 전광판에 비트코인 가격이 표시돼 있다. 사진=뉴시스
사진은 서울 강남구 빗썸라운지 전광판에 비트코인 가격이 표시돼 있다. 사진=뉴시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