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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녀들의 바람막이 쉼터 되살린다… 금능리 '수렁코지 불턱' 복원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한림읍 금능리 천연 불턱 정비
자연재해로 훼손된 해녀 터전 복원
시멘트 대신 자연석·전통 돌쌓기 적용
2018년부터 해녀문화유산 45곳 정비
해녀스테이 연계 관광자원 활용

서귀포시 법환불턱 복원 후 모습. 제주도는 2018년부터 해안 침식과 태풍 등으로 훼손되는 불턱과 해신당 등 제주해녀문화유산 45곳을 복원·정비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서귀포시 법환불턱 복원 후 모습. 제주도는 2018년부터 해안 침식과 태풍 등으로 훼손되는 불턱과 해신당 등 제주해녀문화유산 45곳을 복원·정비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 해녀들이 물질 전후 몸을 녹이고 숨을 고르던 전통 생활공간이 원형에 가깝게 되살아난다. 해안가 자연지형을 바람막이로 삼았던 천연 불턱을 복원해 제주해녀 공동체의 생업 방식과 생활문화를 보전하려는 사업이다.

8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제주도는 한림읍 금능리 '수렁코지 불턱' 복원을 추진한다.

수렁코지 불턱은 해녀들이 물질을 하기 전후에 모여 불을 피우고 몸을 녹이며 휴식을 취하던 전통 공간이다. 해안가의 자연지형을 활용한 천연 불턱으로, 제주해녀들이 거친 바다와 바람 속에서 생업을 이어온 방식을 보여주는 생활문화유산으로 평가된다.

제주도는 현재 복원사업 실시설계를 진행하고 있다. 공유수면 점·사용 허가 등 행정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착공할 계획이다.

복원은 원형 보전에 초점을 맞춘다. 현대식 시멘트 구조물을 사용하지 않고 주변 자연석과 전통 돌쌓기 공법을 활용한다. 해안 지형과 돌담의 형태를 최대한 살려 수렁코지 불턱이 지닌 자연성과 생활사적 의미를 함께 되살린다는 방침이다.

불턱은 제주해녀 문화에서 중요한 공간이다. 해녀들은 불턱에서 물질 전후 체온을 회복하고, 바다 상태와 작업 정보를 나누며 공동체 관계를 유지했다. 단순한 휴식 장소가 아니라 생업, 안전, 관계, 전승이 겹친 현장이다.

수렁코지 불턱 복원은 기후변화와 자연재해로 훼손되는 해녀문화유산을 보전하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해안 침식과 태풍, 파도 영향으로 해안가에 자리한 불턱과 해신당 등은 훼손 위험이 크다. 원형이 사라지기 전에 기록하고 정비하는 작업이 필요한 이유다.

제주도는 2018년부터 제주해녀문화유산 정비사업을 추진해 왔다. 현재까지 돌담형 불턱과 해신당 등 45곳을 복원·정비했다. 올해 수렁코지 불턱 복원이 완료되면 정비된 해녀문화유산은 모두 46곳으로 늘어난다.

복원된 불턱은 금능리에서 추진 중인 해녀스테이 프로그램과도 연계된다. 관광객이 제주해녀 문화를 현장에서 이해하고 체험할 수 있는 지역 특화 관광자원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활용 과정에서도 불턱의 본래 의미와 마을 공동체의 생활공간이라는 성격을 훼손하지 않는 운영이 중요하다.

제주해녀문화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제주 대표 문화자원이다. 그러나 해녀 고령화와 조업 환경 변화, 해안개발과 기후위기 속에서 해녀문화의 물리적 기반은 점차 약해지고 있다. 불턱 복원은 사라지는 장소를 되살리는 동시에 해녀의 노동과 공동체 기억을 다음 세대에 전하는 작업이다.

김종수 제주도 해양수산국장은 "불턱은 제주해녀의 역사와 삶이 담긴 공간"이라며 "지역사회와 협력해 복원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jyb@fnnews.com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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