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에 줄었던 인파...다시 수천명 규모
시민들 "부정선거 재선거" 외치며 경기장 출입구 주변 봉쇄
참가자 "시위는 헌법·법률상 권리…표현 자체 꺼릴 필요 없어"
중국 배후설 등 확인 안 된 주장도 온오프라인 확산
8일 오전 10시께 500여명이었던 시위대는 오후 들어 수천명 규모로 늘었다. 서울시 실시간 도시데이터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잠실경기장 공원 일대 인파는 9000명으로 집계됐다. 중앙 입구를 비롯해 경기장 일대 출입구마다 시위 참가자들이 배치됐고, 인근 공원 잔디밭에서도 시민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이들을 응원했다.
참가자들은 "부정선거 재선거"를 반복해 외치며 시위를 이어갔다. 주말에는 20·30대 청년층 참가자들을 중심으로 정치 구호나 과격한 주장과 거리를 두려는 움직임이 있었지만, 이날 현장 곳곳에서는 성조기와 '윤 어게인' 구호, 부정선거 중국 배후론을 주장하는 손팻말도 다시 등장했다.
질서 유지를 위한 자발적 움직임도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교대를 위해 이동하는 경찰에게 박수를 보냈고, 물과 손팻말을 나눠주면서 "우측통행 해달라"고 안내했다. 쓰레기를 한곳에 모아 정리하거나 태극기를 다음 참가자를 위해 반납해달라고 당부하는 모습도 보였다. 유튜버나 일부 참가자가 확성기로 특정 구호를 연호하는 것도 자제했다.
관악구에서 왔다는 김정균씨(32)는 '시위대'라는 표현에 과도하게 반응하는 분위기를 경계했다. 김씨는 "시위라는 단어 자체를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집회와 시위는 헌법과 법률이 보장한 국민의 권리이고, 이번에도 선거 관리 문제에 항의하기 위해 시민들이 모인 것"이라고 말했다.
밤샘 대치를 이어가는 참가자들도 있었다. 경기장 출입문 인근을 지켰다는 A씨(40대)는 "몸은 고되고 피곤하지만 그래도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 자리를 지키고 있다"며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된다고 봤다"고 주장했다.
시위가 길어지면서 참가자들 사이 신경전도 벌어졌다. 경기장으로 드나드는 짐을 일일이 확인하려는 참가자들과 이에 반발하는 참가자 사이에서 고성이 오갔다. 일부 출입구 주변에서는 환풍구까지 종이와 테이프로 막아둔 모습도 확인됐다.
이날 오전에는 대회 용품을 가져가려던 핸드볼 여자 주니어 대표팀 선수들을 상대로 일부 참가자들이 가방 검사를 요구하면서 소동이 빚어졌다. 검문 요구에 반발한 20대 시위 참가자 B씨는 "투표지가 무단으로 반출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면서도 "미성년자 선수들까지 과도하게 몰아붙이는 건 선을 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온라인과 현장에서는 확인되지 않은 주장도 확산되고 있다. 경기장 시위 첫날인 지난 5일 개표소로 향하던 택배상자를 두고 일부 참가자들이 '부정투표 증거'라며 확인을 요구했지만, 상자 안에는 체육대회 책자와 티셔츠 등이 들어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 배후설, 특정 단체 개입설, 언론의 '시위대' 표현이나 집회 인원 추산이 정부의 언론 통제라는 주장도 온·오프라인에서 나왔다.
경찰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한 수사에도 착수했다. 박성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이날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 등에 대한 고발 사건 총 4건이 접수돼 모두 서울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에 배당했다"고 밝혔다. 박 본부장은 "신속히 수사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투표하지 못한 사람, 인쇄소, 선거관리원 등을 상대로 기초수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경 합동수사본부 구성 논의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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