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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예방 '골든타임' 경도인지장애 300만 명..."치료 옵션 줄면 사회비용 106조"

정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치매 전 단계 치료 공백 우려 속
콜린알포세레이트 재평가 결과에 쏠린 시선
인지기능 개선·질환 진행 지연 가능성 확인
의료계 "환자 접근성 고려한 신중한 판단 필요"

한 어르신이 치매 검진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한 어르신이 치매 검진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치매와 경도인지장애 환자가 빠르게 늘면서 치매 전 단계에서 질환 진행을 늦출 수 있는 치료 옵션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치매는 한 번 발병하면 되돌리기 어렵고 환자 개인의 삶은 물론 사회적 의료·요양비 부담도 크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콜린알포세레이트 임상재평가 결과가 공개되면서 향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판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의료계와 제약업계에서는 대체 치료 옵션이 제한적인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임상재평가서 인지기능 개선 효과 확인

10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콜린알포세레이트 임상재평가에서는 48주라는 제한된 기간에도 복약기준을 준수한 참여자 집단(PPS)과 보조지표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개선 효과가 관찰됐다. 치료 기간과 복약 순응도가 높을수록 개선 폭이 확대되는 경향도 확인됐다.

경도인지장애는 임상시험에서 효과를 명확히 입증하기 어려운 질환으로 꼽힌다. 일부 인지기능은 저하됐지만 일상생활 기능은 상당 부분 유지되는 단계이며, 환자별 원인과 진행 양상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질환 진행 속도도 상대적으로 느려 48주 수준의 임상에서는 시험군과 위약군 간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한 대학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뇌 기능은 혈압이나 혈당처럼 약물 투여 직후 변화가 명확하게 나타나는 영역이 아니다"라며 "경도인지장애 치료 효과는 단기 평가뿐 아니라 장기 추적 관찰과 실제 진료 현장의 변화를 함께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장기 데이터에서도 질환 진행 지연 가능성이 확인됐다. 지난해 51만명 규모의 경도인지장애 환자 코호트 연구에서는 콜린 복용군이 비복용군보다 알츠하이머 치매로 진행될 위험이 10.1%, 혈관성 치매로 진행될 위험이 16.8%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단기 임상에서 확인하기 어려운 질환 진행 변화를 실제 진료 환경에서 장기간 추적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치매 100만 시대…예방과 진행 지연이 핵심

한국은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했으며 치매 환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국내 치매 환자는 2024년 약 105만명에서 2050년 약 315만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도인지장애 환자 역시 2025년 약 300만명에서 2033년 4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사회경제적 부담도 커지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2025년 치매역학조사 및 실태조사'를 보면 치매 환자 1인당 연간 관리 비용은 약 1733만원으로 추산된다. 국가 전체 치매 관련 비용은 2050년 106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의료계는 경도인지장애 단계를 치매 진행을 늦출 수 있는 '골든타임'으로 보고 있다.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10~15%는 매년 치매로 전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치매는 발병 후 완치가 어려운 만큼 조기 개입을 통한 진행 지연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의료계가 우려하는 부분은 콜린알포세레이트 접근성이 약화될 경우 환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치료 옵션이 크게 줄어든다는 점이다. 은행엽제제와 니세르골린 등이 대체 약물로 거론되지만 적응증과 실제 사용 범위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등장한 항체치료제 역시 모든 환자의 대안이 되기 어렵다. 3000만원 수준의 약값과 추가 검사비 부담이 크고 반복적인 주사 치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경도인지장애 단계에서 활용 가능한 경구 치료 옵션이 줄어들 경우 상당수 환자의 치료 접근성이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대학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경도인지장애 환자가 예방적으로 장기간 사용할 수 있는 약제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기존 치료 옵션까지 줄어들면 환자는 병의 진행을 지켜볼 수밖에 없게 된다"며 "환자 접근성을 좁히는 판단일수록 근거는 더욱 정교하고 충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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