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AI 통제 나선 트럼프…정부 AI 평가보고서 공개 중단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백악관, CAISI에 공개 보고서 발간 중단
국가안보 중심 AI 관리 체계 구축 추진
AI 통제 정책 강화, AI 산업계와 긴장 구도
차세대 AI 규제 논쟁 본격화

트럼프 대통령과 그가 올렸던 '예수 행세' AI 생성 사진.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과 그가 올렸던 '예수 행세' AI 생성 사진.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정부의 인공지능(AI) 모델 평가 기관에 공개 보고서 발간 중단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AI 모델의 사이버 공격 및 생물무기 악용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국가안보 차원의 통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백악관이 상무부 산하 인공지능표준혁신센터(CAISI)에 AI 모델 평가 결과의 대외 공개를 중단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가 지난주 서명한 AI 관련 행정명령의 후속 조치로 전해졌다. 행정명령은 AI 모델 평가 과정에서 국가안보 요소를 더 크게 반영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숀 케언크로스 국가사이버국장과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 이를 적극 추진했다고 WSJ는 전했다.

백악관이 통제 강화에 나선 배경에는 최근 공개된 고성능 AI 모델들이 있다. 행정부는 앤트로픽의 최신 모델 '미토스' 등을 포함한 차세대 AI가 사이버 공격을 수행하거나 생물무기 개발을 지원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백악관은 오픈AI와 앤트로픽 등 주요 AI 기업들과 협력해 최첨단 모델 접근 권한을 제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국가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는 기술이 무분별하게 확산되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다.

CAISI는 미국 정부 내에서 AI 모델을 사전 평가하는 핵심 기관이다. 모델 공개 전 성능과 위험성을 점검하고 결과를 공개해 왔다. 특히 사이버보안과 생물학적 위협 등 AI의 잠재적 위험을 검증하는 역할을 담당해 왔다. 이번 지시로 CAISI는 내부 평가 업무는 계속 수행하되 대외 보고서 발간과 공개 활동은 사실상 중단하게 됐다.

이번 조치를 두고 행정부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일부 당국자들은 새 행정명령이 사실상 CAISI가 수행하던 업무를 국가안보 라인이 통제하는 방향으로 바꾸고 있다고 보고 있다. 반면 케언크로스 국장 측은 AI 기술 발전 속도를 고려할 때 보다 강력한 국가안보 관점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오픈AI는 CAISI의 역할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오픈AI는 지난주 발표한 정책 제안서에서 CAISI에 더 많은 권한과 예산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크리스 리헤인 오픈AI 글로벌정책총괄은 "CAISI는 고도화된 AI 모델 평가 역량과 주요 기업들과의 협력 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백악관 AI 자문을 맡고 있는 벤처투자자 데이비드 색스 등은 과도한 모델 검증 절차가 혁신을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WSJ는 "이번 조치가 트럼프 행정부의 기존 시장 자율 중심 AI 정책이 현실적인 안보 우려와 충돌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분석했다.

특히 최근 등장한 고성능 AI 모델들이 예상보다 빠르게 발전하면서 미국 정부도 기술 확산을 어디까지 허용할지 새로운 고민에 직면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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