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규백 국방 "썩은 나무로 조각 못해"…방첩사령부 49년 만에 전면 해체
안규백 국방부 장관 10일 오후 방첩사 해체 및 기능 개편안 발표
동향조사·세평수집 폐지, 국방방첩본부·국방보안지원단 신설 분산
안보수사권 및 계엄 합수권은 조사본부 이관, 12·3 계엄 관여자 배제
[파이낸셜뉴스] 과거 군사정변과 쿠데타 등 현대사의 어두운 순간마다 권력의 도구로 전락했던 국군방첩사령부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군 당국은 군 정보기관의 정치 개입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조직 자체를 해체하고 기능을 분산하는 인적·구조적 대수술에 착수했다.
■권력형 기능 전면 폐지 및 방첩·보안 조직 신설 분산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10일 오후 국방부 청사에서 국군방첩사령부 해체 및 기능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12·3 불법 계엄의 과오를 딛고 군 정보기관이 다시는 정치에 개입할 수 없도록 조직과 임무를 재구조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국방부는 지난 1월 8일 민관군 합동특별자문위원회의 개정 권고안을 토대로 5개월간 심도 있는 검토를 거쳐 이번 개편안을 최종 확정했다.
개편안에 따르면 기존 방첩사령부는 전면 해체되며 핵심 기능은 다각도로 분산된다. 과거 정보기관의 권력기관화 수단으로 악용되었다는 지적을 받아온 동향조사, 인사첩보, 세평수집 기능과 불법·비리 정보수집 등 권력형 임무는 전면 폐지된다. 대신 방첩·방산 관련 정보활동과 사이버보안 업무를 전담하는 국방방첩본부가 새로 창설된다. 군단급 이상의 중앙보안감사와 보안사고 조사를 수행하는 국방보안지원단도 별도로 신설되어 군내 보안업무를 분담한다. 국민적 관심이 높은 안보수사 기능과 계엄 시 합동수사권은 국방부조사본부로 완전히 이관된다.
■민주적 통제 장치 강화와 과감한 인적 쇄신 단행
신설되는 보안·방첩 조직에 대한 민주적 통제 장치와 내부 감찰 기능도 대폭 강화된다. 국방부는 신설 방첩본부의 감찰실장 직위에 외부 고위감사 공무원을 임명해 투명성을 높이기로 했다. 국방부 본부 내에는 방첩·정보·보안 기관들을 통합 지휘·감독하는 전담 조직이 신설되며, 장관 직속으로 민간 전문가 중심의 준법감찰위원회를 설치해 외부 감시 기능을 확보한다. 아울러 방첩정보활동 기본지침을 수립해 국회에 정기적으로 보고하고 불법 활동 처벌 규정을 명시한 군 방첩부대원의 직무수행법 제정도 함께 추진된다.
폐쇄적이고 권위적인 조직문화를 탈피하기 위한 과감한 인적 쇄신도 단행된다. 국방부는 12·3 계엄 관여자 및 각종 비위자는 조직 개정 과정에서 원천적으로 배제하고 엄격한 검증을 통해 정치적 중립성을 갖춘 인원만 선발할 방침이다. 방첩사의 독자적인 인사운영시스템은 전군 공통시스템으로 통합 관리된다. 국방부는 관련 부대령 제·개정이 완료되는 7월 말 신설 부대 창설을 완료할 계획이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후목불가조, 즉 썩은 나무로는 결코 아름다운 조각을 할 수 없듯 철저한 반면교사와 뼈를 깎는 성찰 없이는 국민의 군대로의 재건은 불가능하다며 이번 개편은 군이 오로지 헌법과 국민만을 바라보며 본연의 임무에만 충실하겠다는 엄숙한 약속이라고 강조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