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대회 코앞인데 올림픽경기장 봉쇄"...체육단체들 '공권력 투입' 촉구

김예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6.11 13:53

수정 2026.06.11 13:53

시위대 반발에 경기장 진입 무산
"정부·경찰 개입해달라"
국제대회·자격시험 차질 현실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준비 영향 우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항의하며 개표소 봉쇄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11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인근 매표소에 재선거를 촉구하는 피켓들이 붙어 있다. 뉴시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항의하며 개표소 봉쇄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11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인근 매표소에 재선거를 촉구하는 피켓들이 붙어 있다. 뉴시스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 7일 차인 11일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입주 체육단체 직원들이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서 업무 정상화 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 7일 차인 11일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입주 체육단체 직원들이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서 업무 정상화 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6·3 지방선거 이후 올림픽공원 개표소 주변 집회가 장기화되자 핸드볼경기장에 입주한 체육단체들이 업무 마비를 호소하며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11일 오전 9시30분께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2-1게이트 앞에는 핸드볼경기장(NHN티켓링크 아레나)에 입주한 체육단체 직원들이 모였다. 이들은 '체육단체 직원들은 여러분의 적이 아닙니다' '출입과 업무만은 보장해 주세요' '참정권도 소중하고 국민의 체육행복권도 소중합니다'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호소문을 발표하며 경기장 출입 정상화를 요구했다. 사무실 진입도 시도했지만 현장 집회 참가자들과 대치 끝에 성사되지 못했다.

이후 장소를 옮겨 열린 기자회견에서 체육단체들은 국제대회 준비와 행정 업무가 사실상 중단된 상태라고 호소했다.

실제 개표소 주변 집회가 시작된 이후 경기장 출입구가 사실상 막히면서 핸드볼경기장에 사무공간을 둔 12개 체육단체의 출입이 제한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장 내부에는 법인카드와 일회용 비밀번호(OTP), 인감, 공동인증서 등 각종 행정·회계 업무에 필요한 물품과 국제·국내대회 운영 장비가 보관돼 있지만 현재 접근이 어려운 상태라는 게 단체 측 설명이다.

체육단체들은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선수 관리와 국제대회 운영 일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일부 종목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준비 과정과도 연관돼 있다고 우려했다. 대한펜싱협회 사무처장은 "다음 주 인도에서 아시아선수권 대회가 열려 오는 16일 출국해야 하는데 선수들이 필요한 장비를 꺼내오지도 못하고, 참가비와 숙박비도 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22일부터 29일까지 인천 박태환 문학수영장에서 열리는 제24회 세계 핀수영 선수권대회 준비 역시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개표소 봉쇄로 인해 국가공인 체육지도자 검정 등 종목별 자격시험을 비롯해 국제·국내대회 운영, 세금 및 4대 보험료 납부, 선수·지도자·심판 수당 지급 등 주요 업무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단체들은 지난 9~10일 집회 참가자들과 여러 차례 출입 방안을 논의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전했다.

대한당구연맹 사무처장은 "직원 3명과 집회 참가자 4명이 함께 들어가고, 내부에서 어떤 업무를 하는지 확인하는 방안까지 제안했지만 보안이 유지돼야 하는 사무실 내부 촬영을 요구해 협상이 결렬됐다"며 "오늘도 경찰 도움을 받아 진입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지만 현재로선 들어갈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단체들은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촉구했다. 한 관계자는 "장기화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데 벌써 일주일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며 "공권력 투입 시점은 이미 지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단체들은 집회 참가자들에 대한 고소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단체들은 "우리도 시민이고 현장에는 순수하게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도 많다"며 "업무방해 혐의 고소 등을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전국의 선수들이 피해를 보고 있으며 대회 일정과 아시안게임 랭킹에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부가 하루빨리 문제 해결에 나서 체육인들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일터를 돌려달라"고 덧붙였다.
현재 체육단체들은 문화체육관광부와 대응 방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현장에서는 일부 집회 참가자들이 기자회견에 사용될 예정이던 앰프 전원선을 분리하면서 행사가 기자회견이 차질을 빚었다.
일부 참가자들은 취재진을 향해 "왜 선동하느냐" "기레기들" 등의 고성을 지르거나 취재진을 따라다니며 항의했고 일부 기자들은 "자식들을 이북으로 보낼 거냐" 등의 폭언을 듣기도 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