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대법, 계약서 문구 명확하다면...사소한 '시정명령'도 분양해제 사유

이환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6.12 14:27

수정 2026.06.12 14:27

대법원. 연합뉴스
대법원.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분양계약서에 약정해제 사유가 명확히 기재되어 있다면, 위반 사항이 경미하더라도 문구 그대로 엄격하게 해석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수분양자 A씨가 분양사업자 B사를 상대로 낸 계약금 반환 등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전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2022년 5월 대구 달서구의 한 오피스텔 분양권을 취득했다. 당시 분양계약서에는 '수분양자는 분양자가 건축물분양법 제9조에 따른 시정명령을 받은 경우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는 약정 해제 조항이 포함됐다.

이후 B사는 2023년 12월, 분양광고안에 지구단위계획 수립 및 교육환경보호구역 설정 여부를 누락했다는 이유로 관할구청으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았다.

이에 A씨는 계약서상 해제 사유가 발생했다며 분양계약 해제를 통보하고, 계약금 3918만원과 자신이 부담한 중도금 대출이자 433만원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계약 조항의 '시정명령'이 분양 내용이 현저히 달라지는 등 위반 내용이 중대한 경우로 한정 해석해 판단해야 한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2심 역시 사소한 위반행위로 시정명령을 받았다고 해서 모든 수분양자에게 계약 해제 기회를 주는 것은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의 판단을 뒤집었다.
계약서의 문구가 명확한 이상, 위반의 경중을 따져 법률관계를 법원이 마음대로 제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봤다.

대법원은 "계약당사자 사이에 약정 해제 사유를 처분문서(계약서)로 작성한 경우, 그 문언의 객관적 의미가 명확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문언대로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인정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문언의 객관적 의미와 달리 해석해 당사자 사이의 법률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초래하게 될 때는 문언의 내용을 더욱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