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곤 당선인 "출산 어려움 없게"… 제주 분만의료 TF 추진
도내 산부인과 원장들과 긴급 간담회
서해산부인과 8월 말 폐원 우려 논의
제주 전체 분만 28% 담당 병원 공백 현실화
산과·마취과 인력난 필수의료 과제로 부상
"도·전문의·소방·공공의료 협력체계 구축"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지역 분만 인프라 공백 우려가 커지면서 위성곤 제주특별자치도지사 당선인이 산부인과 의료진과 긴급 현장 간담회를 열었다.
12일 위성곤 제주도지사직 인수위원회에 따르면 위 당선인은 이날 도지사직 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도내 산부인과 원장들과 현장 간담회를 갖고 안전분만 체계 구축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간담회는 제주시 서해산부인과 운영 중단 소식이 알려진 뒤 마련됐다. 위 당선인은 지난 10일 관련 부서 긴급 보고를 받은 데 이어 산부인과 의료진과 직접 만나 분만의료 현장의 어려움과 대응책을 점검했다.
간담회에는 김경민 서해산부인과 원장, 김태국 다나산부인과 원장, 백원민 예나산부인과 원장이 참석했다. 제주도에서는 양제윤 안전건강실장과 안성희 보건정책과장 등이 함께했다.
인수위에 따르면 서해산부인과는 제주 전체 분만 건수의 약 28%를 담당해 왔다. 지난 27년 동안 2만명이 넘는 신생아 출생을 도왔지만, 인력난 등을 이유로 오는 8월 말 폐원을 앞두고 있다.
분만의료는 지역 필수의료의 핵심 축이다. 산모와 신생아 진료는 예측하기 어려운 응급상황에 대비해야 하고, 산부인과 전문의와 마취과, 소아청소년과, 응급이송 체계가 함께 작동해야 한다. 병원 한 곳의 공백도 지역 전체 안전분만 체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제주처럼 섬 지역은 분만 인프라 유지가 더 중요하다. 도외 대형병원으로 이동하려면 시간과 비용 부담이 크고, 응급상황에서는 항공·해상 이동이 현실적인 대안이 되기 어렵다. 도내에서 안정적으로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체계를 유지하는 것이 도민 이동권과 생명권 차원의 문제로 이어지는 이유다.
위 당선인은 간담회에서 "이번 서해산부인과 사안을 의료기관의 문제로만 보지 않는다"며 "제주의 필수의료 체계 전반을 점검하고 지속가능한 분만의료 환경을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료진은 산부인과 전문인력 고령화와 인력 확보 어려움을 주요 문제로 제기했다. 김경민 서해산부인과 원장은 "현재 도내 산부인과 의사 절반 이상이 60대"라며 "향후 10년이 지나면 제주에 분만을 할 수 있는 의사가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산과와 마취과 의사 확충 필요성도 강조했다.
위 당선인은 특정 병원과 의료진의 헌신에 기대는 방식으로는 분만의료를 지속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행정과 공공의료기관, 민간의료기관이 함께 책임지는 협력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위 당선인은 "전문인력 확보, 근무여건 개선, 응급이송 체계 보완 등 현장의 애로사항을 반영한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인수위는 제주도, 산부인과 전문의, 소방, 권역모자의료센터, 혈액원, 공공의료지원단 등이 참여하는 협력TF 구성을 추진할 방침이다. TF에서는 분만 공백 대응, 응급상황 이송, 산과·마취과 네트워크, 의료인력 지원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위 당선인은 도청 담당부서에 도내 종합병원과 민간병원 간 산과·마취과 네트워크 구축도 주문했다. 분만 과정에서 응급 제왕절개, 대량출혈, 신생아 응급상황 등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병원 간 협력체계가 실제 현장에서 작동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위 당선인은 선거 과정에서 상급종합병원 지정과 중증의료 역량 강화, 필수의료 및 지역 격차 해소, 건강주치의 중심 예방의료 확대, 디지털 의료 보조체계 도입 등을 포함한 '제주형 의료자치 모델 구축'을 공약했다.
분만의료 대응은 이 공약의 첫 시험대가 될 수 있다. 새 도정이 출범하기 전부터 필수의료 공백 우려가 제기된 만큼, 인수위 단계에서 의료현장의 요구를 정책 설계에 반영하는 속도가 중요해졌다.
위 당선인은 "오늘 간담회 결과를 포함해 협력TF가 조속히 구성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출산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행정이 필요한 정책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jyb@fnnews.com 정용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