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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 K방산 토대 다진다' 군용화약류 취급 사업장, 합동 안전점검 돌입

이종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노동부 방사청 소방청 3개 부처 공조, 전국 42개 군용화약류 현장 실태 조사 
글로벌 안보 연구소, 무인화 원격 로봇 등 선제적 인프라 금융 투자 확충 제언

지난 3일 방위사업청 대전청사에서 개최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폭발사고 관련 안전사고 대응 TF 회의에서 참석자들이 사고원인조사를 위한 기술지원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방사청 제공
지난 3일 방위사업청 대전청사에서 개최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폭발사고 관련 안전사고 대응 TF 회의에서 참석자들이 사고원인조사를 위한 기술지원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방사청 제공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최근 발생한 민간 방산 업체의 사고 재발을 방지하고 근로자의 안전한 작업 환경을 보장하기 위해 범정부 합동으로 전국 단위의 군용 화약류 사업장 전수 실태 점검에 착수했다. 이번 조치는 최근 민간 방산 현장에서 발생한 화약류 관련 사고를 계기로 마련됐다. 이는 세계적 수준으로 도약한 대한민국 방위산업의 현장 안전 인프라를 질적으로 고도화하고 글로벌 신뢰성을 확고히 다지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한 조치로 관측된다.

■전국 42개 군용화약류 제조·저장 사업장 전수 점검
15일 고용노동부와 방위사업청, 소방청 등에 따르면 이날부터 전국 각지에 분산된 군용화약류 제조 및 저장 사업장을 대상으로 부처 합동 안전실태 점검에 돌입했다. 정부는 방산 현장 안전사고가 국내 방산 생태계 전반으로 확산하는 것을 차단하고, 당장 실전 배치가 가능한 무기의 잠재적 수요처가 산재한 글로벌 시장에서 K방산의 납기 신뢰도를 지키기 위해 전국 42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한 전수 점검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번 점검에는 부처 간의 행정 공조 외에도 전문적인 기술력을 갖춘 국방과학연구소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이 점검반에 대거 합류해 입체적인 검증 전력체계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행정 절차 위반 적발에 그치지 않고, 제조와 저장 및 시험 등 군용화약류가 취급되는 핵심 공실 전반의 물리적 위험 요인을 과학적으로 진단할 방침이다.

■글로벌 선진 방산 기업들이 겪은 아픈 역사와 교훈
안보 전문 연구소들은 이번 정부의 조치가 기업의 생산 활동을 위축시키는 징벌적 규제로 흘러가서는 안 된다는 견해를 제시하고 있다. 실제로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 SIPRI가 지난해 12월 전 세계 탑 100대 방산 기업의 공급망 지연 및 제조 공정 한계를 심층 분석해 발간한 공식 리포트에 따르면, 글로벌 무기 수요 폭증 속에서도 공급망 병목과 공정 제약이 주요 기업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보고서가 명시한 전 세계 탑 100대 방산 기업의 매출 급증세 속에서도, 미국의 대형 방산기업인 록히드마틴 등 글로벌 초일류 기업조차 과거 유도무기 추진체 및 화약류 세척, 정비 공정에서 미세 마찰과 대형 폭발 사고를 겪으며 수많은 인명 피해와 생산 차질을 빚은 가혹한 역사가 이를 뒷받침한다. 화약류라는 물질의 특성상 완벽한 통제가 불가능한 위험 영역이 상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방 선진국들은 이러한 비극을 맞닥뜨렸을 때 산업 발전 차원을 넘어선 국가 수호와 방산 수출 등 국가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방산기업의 특성을 고려해 정부가 앞장서서 리스크를 분담하는 조치를 취했다. 사고의 원인이 된 공정을 정밀 분석해 기술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가이드를 재정립하고 시스템을 보완하는 기회로 삼아 혁신을 거듭해왔다.

■징벌적 규제보다 기술적 고도화 기회로 삼아야
우리 정부 역시 이번 점검 과정에서 적발된 위법 사항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하되, 궁극적으로는 국내 방산 업계가 글로벌 스탠다드에 걸맞은 무인 자동화 공정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강력한 정책적 금융적 지원 체계를 병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영국 런던국제전략연구소(IISS)가 지난해 12월 K방산의 독보적인 강점과 안보 리스크를 다각도로 진단해 발표한 단독 연구 보고서에 도 한국 방산의 급격한 성장은 서방 방산업체 대비 신속한 납기와 가격 경쟁력에 기반하고 있다며, 한국 방산이 글로벌 강자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생산 인프라의 안정성과 제조 인력 부족 등 내부적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평가·분석했다.

이 같은 분석에 근거하면 한화 대전사업장 사고의 도화선이 된 잔여 화약류 세척이나 정비 과정처럼 미세한 정전기나 마찰열만으로도 폭발 위험성이 급증하는 고위험 세부 공정에 대해서는, 현장 노동자를 직접 투입하기보다 원격 제어 로봇 공정이나 디지털 트윈 기반의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하도록 유도해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장 안착 중심의 기술적 지도와 선제적 인프라 투자가 동반되어야만 정부가 표방하는 K방산 수출 드라이브의 대외 명분과 국가 안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완수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방산 기업에 대한 강력한 규제는 자칫 전 세계가 주목하는 한국 방산의 생산 동력을 갉아먹는 자해 행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근로자 소통 중심의 현장 안착형 안전망 구축
이번 범정부 합동 점검반은 현장 근로자들과의 소통을 기반으로 한 자율적 개선 조치도 함께 추진한다. 점검반은 실제 작업에 참여하는 노동자들의 현장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당국의 허가를 받지 않은 임의의 공실이나 관리 사각지대에서 화약류가 무단으로 취급되거나 장기 방치되고 있는지 여부를 면밀히 들여다볼 계획이다.
구체적인 점검 기준은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인화성 및 폭발성 물질 관리 상태를 비롯해 방위사업법상 화약류 취급 시설 기준 준수 여부, 위험물안전관리법에 명시된 위험물 저장 및 취급 기준 이행 여부 등 세 가지 안보 관련 법령을 명확히 대입한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화약류 취급 현장은 아주 작은 소홀함도 대형 인명피해와 대외 신뢰도 추락으로 직결되는 만큼 가벼운 작업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관계기관의 전문 역량을 총동원해 현장의 숨은 위험 요인을 철저히 진단하고 보완하겠다고 정책적 의지를 피력했다.

방산 관가와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정부의 전수 합동 점검 조치에 대해, 기업의 생태계를 위축시키지 않으면서도 K방산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신뢰도 제고를 이끌어내는 선제적이고 적절한 행정 대응으로 안착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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