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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정상화 최대 6개월 걸릴 수도…석유 최고가격제 출구 '신중'

박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15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가격 정보가 표시돼 있다. 뉴스1
15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가격 정보가 표시돼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미국과 이란이 종전 수순에 들어가면서 국제유가는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국내 원유·나프타 공급망이 전쟁 이전 수준으로 돌아오기까지는 최소 1~2개월에서 최대 6개월까지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재개되더라도 기뢰 제거와 항로 안전성 확인, 유조선 운항 재개까지 물리적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수급 정상화가 가시화되면 석 달 넘게 이어진 석유 최고가격제 출구전략 논의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15일(현지시간) BBC 등 외신에 따르면 리포우 오일 어소시에이츠의 앤드루 리포우 사장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기뢰를 제거하는 작업이 우선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이 작업은 몇 주에서 최대 6개월까지 걸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해협을 이용하기 위해 대기 중인 유조선들이 많아 원유 생산을 재개하고 선박 적재량을 정상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에도 몇 주가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와 정유·석유화학업계도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에도 국내 원유 수급이 즉각 정상화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열리더라도 안전한 통항이 확인돼야 하고 중동에서 한국까지 원유를 싣고 들어오는 데도 상당한 항행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원유와 나프타 공급망은 전쟁 초기보다 안정된 상태다.

정부는 중동산 원유 수급 차질에 대응해 미국, 브라질, 콩고 등 비중동산 원유 도입을 늘려왔다. 이를 통해 5~7월 원유와 나프타 도입 물량을 평시 대비 80%대 수준까지 끌어올렸고, 8월 원유 도입 예상 물량도 80% 중반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나프타 수급도 최악의 상황은 벗어났다. 대체 물량 확보가 이어지면서 5월 말 기준 나프타 분해시설(NCC) 가동률은 약 75%까지 회복됐다. 평시 수준인 80%에는 아직 못 미치지만, 산업 공급망이 급격히 흔들릴 가능성은 낮아졌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완전 정상화 시점을 빨라야 8월 이후로 보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중동산 원유 도입이 재개되더라도 선적, 운항, 정제 투입까지 시간이 걸린다"며 "당분간은 현재 확보된 대체 물량을 활용하면서 중동산 비중을 점진적으로 회복하는 흐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관심은 석유 최고가격제 종료 시점으로 옮겨가고 있다. 정부가 그동안 제시해 온 종료 조건은 전쟁 종료,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 국제유가 90달러대 안착 등이다. 미국과 이란이 종전 수순에 들어갔고 국제유가도 80달러대로 내려온 만큼 형식적 요건은 상당 부분 충족된 셈이다.

하지만 정부가 곧바로 제도를 폐지하기는 쉽지 않다. 최고가격제로 억눌렸던 누적 인상 요인이 한꺼번에 반영될 경우 국내 기름값이 다시 뛰고 물가에 충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국제유가 하락으로 인상 요인은 줄었지만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라는 게 정부 판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유가와 호르무즈 해협 상황 등 제반 여건을 고려해 종료 시점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오는 18일 발표될 7차 석유 최고가격을 일단 현행 수준으로 유지한 뒤, 종전 합의 이행과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 상황을 보며 단계적으로 출구전략을 검토할 가능성이 크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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