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보당국 "이란,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자각…핵무기보다 강력"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오판으로 이란이 핵무기보다 더 강력한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이라는 무기를 손에 쥐게 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다름 아닌 미 정보 당국의 분석 결과다.
CNN은 16일(현지시간) 소식통 3명을 인용해 미 정보당국들이 이란은 이번 전쟁을 통해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해 세계 경제를 좌우할 수 있다는 점을 자각하게 됐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오는 19일 정식 종전 합의 서명에서 어떤 틀의 합의가 나오건 관계없이 이란은 미국과 세계를 상대로 강력한 협상 지렛대를 확보한 셈이 됐다.
한 소식통은 "우리는 이제 이란에 사실상의 해협 통제권을 넘긴 것"이라면서 "이는 그 어떤 핵무기보다 강력하다"고 말했다. 이번 전쟁 경험이 이란을 각성시켰다는 것이다.
또 다른 소식통은 이란이 해협 통제권 외에도 걸프 지역 에너지 인프라 공격이라는 추가 지렛대도 확보했다고 지적했다. 이 역시 호르무즈 통제와 더불어 언제든 이란이 써먹을 수 있는 카드라는 것이다.
이는 19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서명식이 열리면 호르무즈 해협이 통행료 없이 즉각 개방될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호언장담이 실현되지 않을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이란은 단 60일 동안만 해협이 무료로 개방되며 이후 통행료가 부과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통행료를 받는다고 협상 판을 깨기도 어렵게 됐다.
미 정보 당국 첩보에 따르면 만약 이번 종전 합의가 막판에 파행으로 치닫게 되면 이란은 예멘 후티 반군을 동원해 홍해 길목인 바브엘만데브 해협까지 차단할 수 있다.
호르무즈와 홍해가 동시에 막히면 세계 경제는 치명상을 입는다.
미 정보 당국 평가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전쟁 초기 치명적인 오판을 내렸다.
트럼프 행정부는 호르무즈 해협이 폐쇄되면 이란의 수입 물류가 막혀 이란에 더 큰 피해가 줄 것으로 분석했다. 아울러 걸프 지역 석유에 의존하는 중국이 나서 이란을 압박해 해협 봉쇄가 풀릴 것으로도 기대했다.
이 때문에 미국은 해협 차단을 억제하는 대신 이란 군사기지 타격에 집중했다.
그러나 트럼프가 이란 정권 퇴진을 목표로 내세우면서 전례 없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카드가 단행됐다. 이전에는 위협에 그쳤지만 이번에는 "더 잃을 것이 없다"는 결론을 내린 이란 지도부가 함께 자멸할 수 있는 카드를 실행에 옮긴 것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미국이 전면전을 불사하지 않고서는 되돌리기 힘든, 이번 세기 가장 큰 실책을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란은 해군력이 붕괴됐다는 트럼프의 주장과 달리 군사력이 여전히 건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호르무즈 폐쇄와 걸프 지역 에너지 인프라 타격 과정에서 미사일, 드론, 고속정 등 핵심 무기가 거의 고갈을 겪지 않았다. 예상보다 빠르게 방산 기반을 재건하며 드론 생산도 재개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폐쇄라는 핵보다 강력한 무기를 언제든 동원할 수 있는 역량을 증명함에 따라 향후 미국과 협상에서 세계 경제를 위협할 수 있는 확실한 지렛대를 쥐게 됐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