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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수요의 시간"···한은이 지목한 내년 물가 흔들 변수

김태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한은,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
"내년엔 수요 측 물가 상방압력 커질 것"
IT 대기업 성과급이 산업 전망 임금 증가 자극
소비 여력 개선되며 인플레 유발하는 요인으로 작용

사진=챗GPT
사진=챗GPT

[파이낸셜뉴스] 한국은행이 중동 사태가 마무리된 만큼 내년엔 국제유가 비용 상승에 따른 물가 상방 압력은 줄겠으나, 수요 측 압박이 확대될 것으로 진단했다. 반도체 기업의 대규모 성과급이 산업 전체의 임금 상승을 유발하면 인플레이션이 자극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김영주 한은 조사국 물가고용부장은 17일 서울 중구 한은 별관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김 부장은 "내년에는 유가 상승 압력이 감소하겠지만 수요 측 압력이 점차 커지면서 소비자·근원물가 상승률은 목표수준을 상회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내년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 상승률을 모두 2.3%로 전망한 상태다. 지금까지는 중동 사태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이 국내 물가를 높이는 주요 요인이었다면 이제는 반도체 기업 실적이나 성과급 등에 따른 소득여건 개선, 전반적 임금 증가 등이 그 자리를 대신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날 공개된 지난 5월 28일 금통위 의사록에서도 같은 인식이 나타났다. 한 금통위원은 "올해 1·4분기 성장률이 당초 예상을 크게 상회하고 반도체 기업의 전례 없는 영업이익 등으로 가계소득과 정부 재정여건이 양호해지면서 수요 압력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고, 관련 부서도 "공급 충격이 물가에 우선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향후엔 수요 압력이 점진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짚었다.

이번 점검 자료에는 정보기술(IT) 부문의 이례적인 특별급여(성과급)가 여타 부문 임금 인상으로 확산될 때의 효과를 분석한 결과도 담겼다. 올해 1·4분기 명목임금만 봐도 전년 동기 대비 3.4% 올랐는데, IT 부문 성과급 기여도가 1.3%p였을 정도로 그 몸집이 컸다.

황수빈 조사국 고용동향팀 과장은 "큰 금액의 특별급여가 일부 사업체에 집중돼 지급되는 경우 물가 상방 압력이 유의하게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내년 중 예정된 IT 부문 일부 대기업의 상당 규모 성과급 지급은 물가 상방 압력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봤다.

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 제공

올해까지는 공급 측 인플레이션 압박도 살아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소비자물가 및 근원물가 상승률도 각각 3.0%, 2.6%로 예상됐다. 종전 협상이 타결된 만큼 석유류 가격은 하향 조정되겠으나, 2차 파급효과가 문제다.

김 부장은 "고유가·고환율로 높아진 비용 측 가격인상 압력이 석유류 이외 품목으로 점차 퍼질 것"이라며 "하반기 이후엔 유가 상승 영향이 시차를 두고 나타나면서 공공요금 인상 압력도 점차 높아질 예정"이라고 짚었다.
김 부장은 미·이란 종전 협상이 최종 타결돼도 국제유가가 전쟁 이전 수준으로 떨어지는 데는 상당 기간이 걸릴 것으로 봤다. 인프라 복구, 각국 재비축 수요 등이 몰리기 때문이다. 실제 과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6개월 후 공업제품 등 비에너지 품목에 대한 간접효과가 발현되기 시작했고 1년 정도 지속된 것으로 분석됐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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