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강릉엔 '70조 AI', 원주엔 '3000억 우주항공'…춘천은 '빈손?'

김기섭 기자
파이낸셜뉴스

우상호 강원도정, 강릉·원주에 신규 대형 프로젝트
강릉 'AI데이터센터'·원주 '드론·우주항공' 뚜렷
도청 소재지 춘천엔 새 '간판 공약' 보이지 않아
국비 250억 '도시재생' 답습…동력·규모 모두 빈약

우상호 강원도지사 당선인. 연합뉴스
우상호 강원도지사 당선인.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춘천=김기섭 기자】우상호 강원특별자치도지사 당선인의 공약을 지역별로 보면 강릉 70조원 규모의 AI데이터센터, 원주 3000억 규모의 드론·우주항공 등 미래 산업을 상징하는 대형 프로젝트가 뚜렷하다. 반면 도청 소재지인 춘천은 새 공약 없이 기존 도시재생 사업을 이어받는 데 그쳐 "도청 소재지 춘천의 대표 공약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 당선인의 대표 공약은 단연 강릉 AI데이터센터다. 그는 선거 기간 강릉 단오제전수교육관에서 열린 선대위 출범식에서 강릉 일대 대규모 AI데이터센터 유치를 공언하며 10년간 최대 70조원이 투입되는 국내 최대 규모 프로젝트라고 소개했다. 당선 직후에는 이를 민선 9기 최우선 현안으로 꼽고 전력·용수 대책 점검에 들어갔다. 투자 기업으로는 SK그룹, 입지로는 강릉 옥계·안인리 일원이 거론된다. 강원도는 이 사업으로 20만개 이상의 일자리와 10조원 규모의 세수 효과를 기대한다.

민선 9기의 우상호 강원지사 당선인과 구자열 원주시장 당선인이 17일 원주시 명륜1동에 위치한 원주시장직 인수위원회(시민주권시대 준비위원회)에서 만나 지역 비전과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뉴스1
민선 9기의 우상호 강원지사 당선인과 구자열 원주시장 당선인이 17일 원주시 명륜1동에 위치한 원주시장직 인수위원회(시민주권시대 준비위원회)에서 만나 지역 비전과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뉴스1

원주 역시 미래 산업의 거점으로 떠오른다. 우 당선인은 선거 막판 강원 최대 표밭인 원주에서 3000억원 규모의 우주항공 기업 유치를 약속했다. 지난 17일 구자열 원주시장 당선인과의 회동에서는 '드론항공우주산업 기업 투자 유치'와 '서원주 의료AI 연구 생태계 조성' 등이 핵심 의제로 올랐다. 전임 도정이 원주를 거점으로 추진해 온 반도체 클러스터까지 더하면 원주는 첨단 제조·국방·의료기기 산업이 겹겹이 쌓인 모양새다.

반면 춘천을 대표할 새 대형 프로젝트는 보이지 않는다. 육동한 춘천시장이 우 당선인과 만나 협력을 논의한 자리에서 대표 사업으로 거론된 것은 캠프페이지 도시재생혁신지구 조성 사업이다. 그러나 이는 이번 도정이 새로 발굴한 공약이 아니라 옛 미군기지인 캠프페이지 부지를 활용해 추진하는 기존 사업이다. 캠프페이지 도시재생혁신지구의 총사업비는 지난해 9월 국토부 선정 당시 기준으로 3568억원이고 이 가운데 정부가 대는 국비는 5년간 연 50억원씩 250억원으로 전체의 약 7%에 그친다. 강릉 70조원, 원주 3000억원대의 신규 프로젝트와는 자릿수 자체가 다르다. 또한 광역교통망 확충과 미래산업 육성, 문화관광 인프라 조성 같은 과제도 함께 언급됐지만 강릉·원주의 프로젝트처럼 투자 규모와 기업 이름이 명시된 구체적 청사진과는 거리가 있다.

춘천 몫으로 거론되는 나머지도 '춘천만의 대표 사업'으로 보기 어렵다. 바이오·디지털 헬스케어와 의료 AI 클러스터 구상은 우 당선인이 줄곧 '춘천과 원주를 중심으로'라고 묶어 제시해 온 공약이어서 춘천만의 것이라 부르기 모호하다. 데이터센터 역시 춘천에는 이미 네이버 '각'과 삼성SDS 시설이 있고 수열에너지클러스터가 추진되고 있지만 강릉 1GW급 사업과 견주면 규모와 신선도 모두 부족하다는 평가다.

선거 유세에서 우 당선인은 육동한 시장, 허영 의원과 '삼각편대'를 이뤄 춘천에 기업과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강조했고 허 의원은 호수국가정원 등을 미래 사업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이는 방향성과 협력 의지의 표명일 뿐 강릉·원주처럼 사업 주체와 투자 규모가 특정된 '확정형 공약'과는 결이 다르다. 춘천이 강원의 행정 수도라는 점에서 대표 프로젝트의 부재는 더 부각된다. 우 당선인 자신이 도지사 출마를 위해 춘천에 거처를 마련했고 선거 캠프와 도당도 춘천에 뒀다. 정치적 기반을 둔 도시에 정작 미래를 이끌 대표 사업이 없다는 점은 균형발전 측면에서 물음표를 남긴다.

한편 인수위원회는 25개 실·국 업무보고를 거쳐 공약 이행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 강릉 AI데이터센터, 원주 첨단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할 춘천만의 '대표 브랜드'를 도정 출범 과정에서 새로 빚어낼 수 있을지가 우상호 도정의 균형발전 의지를 가늠할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kees26@fnnews.com 김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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