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력 강화 개혁 지지하나 전문가 소통·사전 검증 결여" 육사 총동창회, 입장문 발표
국방부, 2028년 목표 3군사관학교 통합 및 육사 장성 이전 방침 확정 논란
육사 총동창회 "80년 안보 거점 태릉 부지, 아파트 단지로… 국가적 손실"
"사관학교 통합보다 무전기 보급이 먼저" '현실론' 앞세워 통폐합 제동 입장
야전선 공군과 통신할 '새턴(SATURN) 무전기'도 태부족 "탁상행정" 비판
[파이낸셜뉴스] 국방부가 오는 2028년을 목표 연도로 설정하고 육·해·공군사관학교의 통폐합 및 육군사관학교의 지방 이전 방침을 추진 중인 가운데, 육군사관학교 총동창회가 이에 대한 공식 입장문을 발표했다. 총동창회 측은 군의 실질적인 전투력 강화를 위한 합리적 개혁은 지지하나, 현재의 추진 방식은 군사학적 검증과 전문가 소통이 결여된 졸속 방침이라며 원점에서의 투명한 공론화를 요구했다.
■"새턴 무전기 보급이 급선무" 야전 합동성 강화 방안 제시
18일 육사 총동창회는 국방부의 사관학교 통폐합 방침을 지적하며,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한 실질적인 합동성 강화 방안을 제시했다.
이날 육사 총동창회는 육군 입장에서 해·공군과 실질적인 합동작전을 수행해야 하는 경우는 합동참모본부급 부대에 진출하는 임관 20년 차 이후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실적으로 사·군단급 이하의 야전 부대는 공군에 근접항공지원(CAS)을 요청하고 유도하는 능력이 핵심이며, 이는 생도 1·2학년 시절의 공통 교육이 아닌 임관 후 1달 과정의 공지합동작전학교 교육만 이수해도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즉, 사관학교 통합이 야전의 합동성 발휘에 미치는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다.
특히 육군과 공군 간의 통신이 불가능한 무전기 보급 현실을 꼬집었다. 전시 야전 기동 상황에서는 무선통신에 의존해야 하지만, 육군은 주로 FM 무전기를 사용하는 반면 공군은 통달거리가 긴 UHF/VHF 및 차세대 새턴(SATURN) 망을 사용하고 있다.
아울러 "1998년 봄 공지합동작전학교에서 UHF 무전기로 교육을 받은 후 3사단 중대장으로 부임했으나, 정작 대대에는 UHF 무전기가 없어 전술 평가(ATT) 당시 근접항공지원 요청 과제를 수행하지 못하는 모순을 겪었다"고 전했다. 이어 "28년 전부터 이러한 현실의 개선을 건의해 왔으나, 2026년 현재까지도 연대급 이하 육군 부대에는 공군과 통신이 가능한 새턴 무전기 보급이 안 되고 있으며 계획도 없는 것으로 안다"고 비판했다. 현시점에서는 20년 후의 합동작전 역량을 바라보고 육·해·공사를 통폐합할 것이 아니라, 그 예산으로 공지합동작전학교 교육 기회를 늘리고 새턴 무전기 보급을 확대하는 것이 군사적 논리에 부합한다고 덧붙였다.
■육사 총동창회 공식 입장 "졸속 추진에 따른 안보 약화 우려"
앞서 박판준 육군사관학교 총동창회장과 회원들은 지난 16일 공식 입장문을 배포하고,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사관학교 개편안에 대한 세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총동창회는 입장문에서 "우리는 전투력 강화를 위한 진정한 국방개혁을 지지하며, 단순히 과거의 전통에 얽매여 변화를 거부하거나 정부의 국방정책에 무작정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사관학교 개편안은 단순한 행정구역 이전이나 교육기관 통폐합의 문제가 아니며, 첨단과학기술전으로 진화하는 전장에서 정예 장교를 양성하는 장차 국가 생존과 직결된 중대사"라고 규정했다.
이어 "국방부는 객관적인 연구나 군사학적 검증, 관련 분야 전문가와의 진지한 소통을 결여한 채 일방적이고 졸속으로 육·해·공군사관학교 통폐합을 추진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시행착오가 있어서는 안 되는 사안인 만큼 충분한 사전 검증을 위한 공론화와 숙의 과정이 필수적이라고 요구했다.
또한 박판준 회장과 총동창회 측은 태릉 육사 부지의 호국 거점 가치를 역설했다. 총동창회는 "태릉 부지는 지난 80년간 대한민국을 수호해 온 군 리더를 양성해 온 호국간성의 요람이자 안보의 거점"이라며 "국군의 창설지이자 호국정신의 성지 위에 구축된 국가안보의 인프라임을 고려해 최선의 활용 방안을 모색해야 하며, 이 중요한 지역을 한낱 아파트 단지로 만들어 버리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너무나 큰 손실"이라고 직격했다. 이에 따라 국방부를 향해 사관학교 통폐합 및 육사 지방 이전 시계를 즉각 멈추고 원점에서 투명하고 객관적인 공론화 과정을 시작할 것을 강력히 호소했다.
■생도 학부모 참여 시민연대 성명에서 '태릉 1만 호 주택 공급설' 비판
이번 사관학교 개편 방침과 관련해 육사생도 학부모 등이 참여하는 '국방의 미래를 지키는 시민연대'도 이날 성명서를 내고 육·해·공군사관학교의 통폐합 및 육군사관학교의 지방 이전 방침에 대한 반발 행보에 동참했다. 시민연대 측은 성명서를 통해 "사관학교 통합 및 학교의 지방 이전 논의는 지금 이 순간에도 학업과 훈련에 매진해야 할 생도들과 가족들에게 이유 모를 불안감과 미래에 대한 회의감을 안겨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국방부는 연구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연내에 '3군사관학교 통합 설치법안' 제정을 완료하고 개편 작업을 본격화한다는 타임라인을 설정해 두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육군사관학교에 인접한 태릉골프장(태릉CC)과 과천 경마장, 국군방첩사령부 부지를 활용한 주택 공급 정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안보 학계 및 일각에서는 정부가 육군사관학교를 육군 상무대가 위치한 전남 장성 등 지방으로 이전시키는 한편, 기존 태릉골프장 부지와 묶어 총 1만 호 규모의 대단지 주택 공급을 실행하기 위해 육사 이전을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제기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총동창회 측과 학부모 단체는 장교 충원율 저하와 군심 분열을 야기하는 사관학교 해체 및 이전 정책을 중단하고, 야전 부대에서 실질적인 합동성 강화에 집중할 것을 국방부에 거듭 촉구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