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를 사랑한 가우디, 가우디를 사랑한 루이비통 [명품價 이야기]
[파이낸셜뉴스] '신의 건축가'로 불리는 안토니오 가우디의 대표 걸작인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성가족 성당) 중앙탑 준공식이 지난 10일(현지시간) 열린 가운데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이제 문화유산을 넘어 스페인 바르셀로나 명품 산업의 상징적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1882년 착공해 145년째 건설 중인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미완의 성당이자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교회다. 매년 전 세계 가톨릭 신자와 관광객 490만명이 찾아 스페인에서 가장 많은 유료 입장객을 기록하고 있으며, 외관만 구경하는 무료 방문객은 연간 20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돼 스페인 대표 명소로 꼽힌다.
레오 14세 교황은 이날 가우디 타계 100주기를 맞아 그가 설계한 사그라다 파밀리아 중앙탑을 축복했다. 축복식 행사에는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과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살바도르 이야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 등 교회와 정부 고위 인사가 참석했고, 시민을 포함해 약 8000명이 성당 내외부에 마련된 좌석에서 행사를 지켜봤다. 인근 거리에도 수만 명의 신자와 관광객들이 몰렸다.
성당에서 도보로 약 20분 거리에는 가우디의 마지막 주택 작품인 카사밀라가 자리하고 있다. '밀라의 집'이라는 뜻의 카사밀라는 가우디의 독창적인 구조와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바 있다. 근처에는 바르셀로나의 상징적 건축물로 꼽히는 가우디의 또 다른 걸작 카사 바트요도 있다.
카사 바트요와 카사밀라는 사그라다 파밀리아와 함께 바르셀로나를 찾는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대표 명소다. 이들 명소 인근에는 프랑스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Louis Vuitton), 샤넬(Chanel), 크리스찬 디올(Dior)과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Gucci), 프라다(PRADA), 영국 명품 브랜드 버버리(Burberry), 주얼리·시계 브랜드 까르띠에(Cartier) 등이 밀집해 있어 가우디 건축 투어와 명품 소비가 함께 이뤄지는 동선을 형성하고 있다.
실제로 가우디의 걸작 중 하나인 구엘 공원에서는 지난 2024년 루이비통이 2025 크루즈 컬렉션을 선보인 바 있다. 이 컬렉션은 건축적인 볼륨감과 유동적인 드레이핑을 강조한 디자인으로 구성됐다.
이처럼 도시의 역사적 권위가 브랜드의 격을 높이고, 동시에 명품 브랜드의 존재가 도시 공간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상호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가우디의 건축 유산은 이제 단순한 관광 자원을 넘어 명품 브랜드들이 헤리티지 마케팅에 활용하는 '이미지 자산'으로 기능하고 있는 셈이다. 즉 사그라다 파밀리아를 둘러싼 풍경은 문화유산을 소비하는 도시에서 명품이 도시를 완성하는 단계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으로 분석된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