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아버지 손찌검 견디신 엄마" 이제라도 이혼시키고 싶다는 딸, 반대하는 장남 [이런 法]
[파이낸셜뉴스] 40년간 아버지의 폭언과 폭행에 시달려 온 어머니의 이혼을 돕고 싶다는 딸의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평생을 눈물로 살아온 어머니의 이혼 소송을 돕고 싶다는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A씨는 "부모님이 결혼하신 지 40년이 넘었다. 아버지는 젊은 시절부터 상습적으로 폭언을 퍼붓고 손찌검도 서슴지 않았다"고 운을 뗐다.
그러나 당시 어머니는 시대적 분위기와 '자식들 앞길을 막을까' 하는 두려움에 이혼을 꿈조차 꾸지 못했다고 한다.
A씨는 "그렇게 어머니는 묵묵히 참고만 사셨다. 세월이 흘러 이제는 자식들도 모두 장성해 각자 가정을 꾸렸다"며 "아버지도 나이가 들면서 예전처럼 어머니를 때리지는 않지만 생활비를 쥐고 통제하거나 사사건건 트집을 잡아 모욕적인 막말을 쏟아내신다"고 토로했다.
이어 "예전보다 훨씬 더 교묘하게, 끊임없이 어머니를 못살게 굴고 계신다"며 "이제라도 어머니를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나게 해드리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머니가 여생이나마 여행도 다니시고, 인생을 즐기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적극적으로 어머니의 이혼을 돕고 나섰다"고 했다.
그러나 폭행이 워낙 오래전 일이라 당시 진단서나 경찰 신고와 같은 물적 증거는 남아 있지 않았다. 또 아버지 소유의 땅이 제법 되는데, 장남인 오빠가 재산을 물려받기 위해 전적으로 아버지 편을 들며 이혼을 극구 반대하고 있다고 한다.
A씨는 "증거도 부족하고 자식들 사이에서도 입장이 갈리는 상황인데, 이런 경우 어머니의 이혼 소송을 어떻게 도와드려야 하느냐"고 조언을 구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배수지 변호사는 "과거의 물리적 폭행 증거가 없더라도 이혼이 가능하다"며 "지금이라도 아버지가 폭언하거나 괴롭히는 상황을 녹음하시고 날짜와 시간, 상황을 꼼꼼하게 일지로 기록해 두는 것이 강력한 증거가 된다"고 조언했다.
이어 "자녀들의 진술이 엇갈릴 경우 법원은 단순히 머릿수나 주장의 표면만 보지 않고 '가사조사' 절차를 통해 사실관계를 깊이 있게 파악한다"며 "따님이 어머니가 평생 겪은 피해와 현재의 고통을 육하원칙에 따라 구체적인 진술서로 작성해 법원에 제출하는 게 좋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머니께서 가사조사관과 면담할 때 일관되게 피해 사실을 진술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만약 어머니께서 아버지의 폭력적인 성향 때문에 함께 조사받는 것을 두려워하신다면, 가사조사관에게 '분리 조사'를 요청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배 변호사는 "40년이 넘는 혼인 기간 동안 어머니가 가사와 육아를 전담하며 아버지의 경제활동을 내조했다면, 어머니 명의의 재산이 없더라도 재산 형성에 실질적으로 기여한 것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며 "아버지 명의의 토지를 포함한 혼인 중 형성된 재산 전반에 대해 상당한 비율의 재산분할을 청구하실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재산분할 비율은 구체적인 기여도와 혼인 생활의 실태에 따라 달라지는 만큼 재산 목록을 꼼꼼히 파악하고 전문가와 함께 전략을 세우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배 변호사는 "물리적 폭행의 증거가 없더라도 지속적인 폭언과 경제적 통제 등 정서적·경제적 학대 행위가 입증된다면 위자료 청구의 근거가 될 수 있다"며 "위자료 청구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