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쓰고 바꿨다"...'커트 14만원' 받는 일본 럭셔리 살롱, 샴푸가 '한국산'
[파이낸셜뉴스] '카난의 프리미엄 지향점과 정확히 일치한다.'
전 세계적으로 진입 장벽이 높고 자국 브랜드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일본 미용 업계에 미묘한 균열이 생겼다. 27만 곳의 미용실과 58만 명의 미용사가 활동하는 초경쟁 시장, 그 속에서 최정상급 헤어 디자이너가 자신이 운영하는 최고급 살롱에 한국 헤어케어 제품을 도입했다.
이례적인 행보의 주인공은 일본 오모테산도와 긴자에서 프리미엄 헤어살롱 '카난(CANAAN)'을 총괄하는 나가사키 히데히로 대표다. 그는 20년 이상 일본 헤어 컬러 기술 분야를 이끌어온 정상급 컬러리스트로, 글로벌 헤어 기업 밀본(Milbon)과 제품을 공동 개발하고 다수의 전문서를 집필할 만큼 현지에서 독보적인 권위를 가지고 있다.
그는 '일본 헤어 뷰티계의 미슐랭'으로 불리는 '카미 카리스마(KAMI CHARISMA)' 어워드 살롱 부문에서 5년 연속 수상하는 대기록을 가진 장인이다.
나가사키 대표가 운영하는 카난은 커트 단가만 1만4500엔(한화 13만~14만원)부터 시작하는 고가 프리미엄 살롱이다. 고객의 연령, 스트레스, 계절성 등에 따른 두피 환경 변화를 관리하기 위해 '고농도 탄산천 스파', '허니 스파' 등 전문적인 두피·모발 케어 메뉴를 운영할 정도로 기준이 엄격하다.
보수적이고 까다로운 현장 검증을 거치는 그가 주목한 것은 한국의 헤어케어 브랜드 '그래비티(Grabity)'다. '카이스트 샴푸'로 알려진 바로 그 제품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나가사키 대표는 2024년 해당 제품 출시 초창기 우연히 샴푸를 직접 사용해 본 뒤, 제품의 볼륨 및 두피 케어 기능이 카난의 프리미엄 지향점과 정확히 일치한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이후 자신이 운영하는 살롱에 해당 제품을 공식 PB 제품격으로 채택해 현재까지 현장에서 사용 중이다.
자국 뷰티 산업에 대한 자부심이 높은 일본 최정상급 명장이 한국 샴푸의 기술력을 인정하고 실제 영업 현장에 도입한 것은 매우 드문 사례다.
그가 일본 제품을 두고 한국산 헤어케어 제품을 선택한 데에는 일반 소비자들의 반응도 한 몫 했다.
현재 일본 시장에서 해당 브랜드는 '볼륨 케어 특화 브랜드'로 평가 받고 있다. 현지 주요 뷰티 매체들도 한국 샴푸의 상륙을 앞다퉈 보도했으며, 화해(국내 뷰티 앱)의 일본판으로 불리는 'LIPS' 등 현지 리뷰 플랫폼에서도 후기가 활발히 공유되고 있다.
소비자들은 주로 "말리기만 해도 뿌리부터 볼륨이 산다", "가늘고 힘없던 머리에 힘과 윤기가 생겼다"며 기능성 측면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헹군 뒤 모발이 다소 뻣뻣하게 느껴져 트리트먼트 사용을 권장한다"거나 "수개월 이상 지속해서 사용했을 때 본질적인 변화를 체감할 수 있었다"는 리뷰를 남겼다.
전문가들은 무조건적인 장점 부각보다는 살롱에서 관리 받 듯 정확한 사용법과 꾸준한 관리를 요구하는 그래비티 제품의 특성이 오히려 깐깐한 일본 뷰티 장인과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