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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전 합의 이틀 만에 흔들린 중동 평화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이 또다시 레바논 변수에 발목을 잡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재한 미·이란 잠정 합의가 체결된 지 이틀 만에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에 대규모 공습을 감행하면서 스위스에서 열릴 예정이던 후속 핵 협상이 전격 연기됐다.

미국과 이란의 핵 실무협상이 19일(현지시간) 스위스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 여파로 연기됐다. 협상은 잠정적으로 오는 22일 재개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지만 레바논 상황에 따라 추가 연기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미국과 이란은 지난 18일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의 교전을 즉각적이고 영구적으로 중단하고, 미·이란 휴전을 60일 연장하며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는 내용의 잠정 합의를 체결했다. 이후 핵 프로그램에 대한 후속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지만 레바논 전선이 다시 격화되면서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

협상 관계자들은 파이낸셜타임스(FT)에 "이란은 합의문에 명시된 대로 레바논에서의 적대행위가 실제로 종료된다는 보장을 요구하고 있으며 중재국들이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은 행동으로도 압박 수위를 높였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란은 이날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들을 향해 경고 사격을 실시했으며 무선 교신을 통해 "이스라엘이 레바논에서 철수하고 합의 조건이 이행될 때까지 호르무즈 해협은 계속 폐쇄될 것"이라고 통보했다.

실제 이스라엘은 밤사이 레바논 남부 10여 개 마을을 공습해 21명이 숨지고 39명이 다쳤다. 레바논 보건부는 계속되는 공습으로 부상자 후송조차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레바논 문제는 이번 미·이란 협상의 최대 걸림돌로 떠오르고 있다. 이란은 헤즈볼라를 지원하는 만큼 "레바논이 빠지면 합의도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협상에 정통한 또 다른 관계자는 "테헤란은 현재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판단하며 레바논 문제를 통해 미국으로부터 추가 양보를 받아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도 협상 재개 의지를 유지하고 있다. 백악관은 JD 밴스 부통령의 스위스 방문은 보류됐지만 미국 협상단은 "가능한 가장 빠른 시점에 출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반면 이스라엘은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북부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필요한 기간 동안 레바논 남부 안전지대를 유지할 것"이라며 "이스라엘 군인과 영토에 대한 공격은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헤즈볼라는 매우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의 휴전 위반에 대응해 레바논 내 80여 개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맞서 헤즈볼라도 레바논 남부에서 이스라엘군과 교전을 벌였으며 전차와 진지를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테브니트 지역에서 전차가 공격받아 군인 4명이 숨지고 별도의 드론 공격으로 5명이 부상했다고 발표했다.

19일(현지 시간) 이스라엘군(IDF)의 공습으로 레바논 남부 지역에서 연기가 치솟는 모습이 이스라엘 북부에서 관측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19일(현지 시간) 이스라엘군(IDF)의 공습으로 레바논 남부 지역에서 연기가 치솟는 모습이 이스라엘 북부에서 관측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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