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한 장에" 미-이탈리아 외교 경색...트럼프 "멜로니 총리가 애걸해 촬영"
[파이낸셜뉴스] 사진 한 장이 미국과 이탈리아 외교를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예정됐던 이탈리아 외교장관의 방미도 취소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다정하게 대화하는 사진이 그 발단이 됐다.
19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이탈리아 La7 TV와 인터뷰에서 멜로니 총리가 이번 프랑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자신과 사진 찍기를 "애걸했다"면서, 결국 안쓰러움 때문에 사진을 찍어줬다고 말했다. 이 인터뷰 내용은 원래 음성이 아닌 이탈리아어 통역 더빙으로 방송됐다.
멜로니는 트럼프 발언에 격노했다.
그는 19일 오전 소셜미디어 X에 올린 동영상에서 "도널드 트럼프의 발언은 완전히 조작된 것"이라면서 "솔직히 충격받았다. 미 합중국 대통령이 동맹국에 왜 이런 식으로 행동하는지 모르겠다.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라고 허탈해 했다.
멜로니는 이어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그가 서방과 미국의 적들에게 동등한 결기를 갖고 있지 않다는 것과, 대신 그 지도부에 훨씬 더 관대하다는 것"이라며 "이는 부끄러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명심해야 할 한 가지가 있다"면서 그것은 바로 "이탈리아와 나는 결코 구걸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토니오 타야니 외교장관도 당초 미국에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을 만나기로 했던 일정을 취소했다. 다음주 초 미국을 방문해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리는 '이탈리아-미국 사업, 투자, 과학, 혁신 포럼'에 참석한다는 계획을 취소했다.
미 국무부 성명에 따르면 루비오 역시 이 포럼에서 타나지를 만나 "미국과 이탈리아 양국간 경제 안보와 핵심광물에 관한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었다.
CNN에 따르면 트럼프와 멜로니간 설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연초 멜로니는 이란과 전쟁을 반대한다는 이유로 교황 레오 14를 비판한 트럼프의 발언을 두고 "용납할 수 없다"고 받아쳤다. 그러자 트럼프는 멜로니와 이탈리아가 이 전쟁에서 미국을 충분히 돕지 않았다며 싸잡아 비난했다.
우파 정치인 멜로니는 서유럽에서 가장 확고한 트럼프 동맹으로 간주돼 왔다. 지난해 1월 트럼프의 두 번째 임기가 시작된 직후만 해도 유럽 지도자 가운데 유일하게 취임식에 참석한 인물이기도 하다.
멜로니와 트럼프는 엄격한 이민 정책과 국가 주권 등의 문제에서 의견이 일치했다.
트럼프가 다른 유럽 지도자들에게 적대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멜로니에게는 개인적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멜로니가 이란 전쟁 참여를 거부하면서 척을 지게 됐다.
이탈리아는 이란 전쟁에 참가하는 미 항공기의 자국 영공 통과를 금지하거나, 이탈리아 내 미군 기지 사용을 제한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취해왔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