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제약

집회 참여 3분의 1로 뚝… 삼성바이오 노조, 파업 동력 잃나

정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관련종목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운영방식 놓고 내부 불만 고조
최근 사측 제시안 수용 조사 불발
조합원 임금 불안·피로 호소에도
노노갈등 우려에 의견수렴 거절

인천 송도 삼성바이오로직스 본사에 노조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뉴스1
인천 송도 삼성바이오로직스 본사에 노조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뉴스1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 갈등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노조 내부에서 투쟁 피로감과 집행부 운영 방식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 파업과 준법투쟁이 이어지며 임금 손실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음에도, 노조 집행부가 사측 제시안에 대한 조합원 의견 확인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투쟁 명분과 동력이 동시에 약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가 진행한 집회 및 설명회 참여 인원은 눈에 띄게 감소했다. 지난 4월 중순 파업 돌입을 앞두고 열린 조합원 총회에는 약 700명이 참석했으나, 최근 16~18일 사흘간 진행된 집회 및 설명회 참여 인원은 총 200여명 수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두 달여 만에 참여 규모가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노조의 투쟁 동력이 빠르게 약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5월 초 전면 파업 이후 준법투쟁이 장기화되면서 조합원들 사이에서 실익은 크지 않은데 부담만 커지고 있는 것에 대한 피로감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회사 익명 커뮤니티 등에서는 파업 추진 과정에 대한 자성론도 제기되고 있다. 한 조합원은 "삼성전자 파업 시기와 맞추거나 이후에 진행하는 게 낫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었지만, 다른 회사라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돌아보면 파업이라는 행위를 너무 가볍게 생각했고, 일부 강경한 의견에 휩쓸려 이성적으로 판단하지 못한 것 같다"는 취지의 글을 남겼다.

조합원들의 불만은 노조 집행부의 의사결정 방식으로도 향하고 있다. 최근 노조는 삼성그룹 초기업 노동조합 탈퇴와 독자 노조 전환을 위한 규약 변경을 추진하며 현안 설명회를 진행 중이다. 이 과정에서 일부 조합원들은 쟁의 장기화에 따른 임금 손실과 피로감을 호소하며, 사측 제시안에 대한 조합원 수용 여부를 한 번이라도 확인해보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노조 집행부는 일부 조합원이 찬성할 경우 노노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로 의견 수렴 절차를 진행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원들의 가장 큰 부담은 경제적 손실이다. 5월 초 파업과 이후 준법투쟁의 여파로 일부 조합원들은 기존보다 크게 줄어든 급여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따라 많게는 약 150만원 급여가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번 설명회 과정에서 노조도 무노동 무임금 원칙 자체는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일부 조합원들은 쟁의에 앞서 임금 손실 가능성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파업과 준법투쟁에 따른 생산 차질이 현실화될 경우 상·하반기 목표 인센티브(TAI)는 물론 연말 성과급(OPI)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조속한 협상 마무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노조의 본질은 조합원 권익 보호와 실익 증진에 있다"며 "임금 손실과 성과급 감소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조합원 의견 수렴마저 거부한다면 내부 이탈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기자 정보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 갈등 #투쟁 피로감 #파업 #집회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