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 사과드립니다"…휠체어 탄 대만 부부 울린 강남역 '우산 의인' [따뜻했슈]
[파이낸셜뉴스] 서울 지하철 강남역에서 위협적인 취객에게 공격받을 뻔한 휠체어 탄 대만인 관광객 부부를 온몸으로 막아 보호한 시민들의 사연이 전해져 훈훈함을 안기고 있다. 위기에서 자신들을 구해준 두 남성을 찾고 싶다는 부부의 간절한 글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확산하며 누리꾼들의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21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 스레드에는 '강남역에서 우리를 도와준 두 분의 한국인을 찾고 있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와 화제가 됐다. 자신을 휠체어를 타는 대만인이라고 소개한 작성자 A씨는 아내와 함께 한국을 여행하던 중 겪은 아찔하면서도 감동적인 경험을 상세히 털어놓았다.
사건은 지난 19일 오후 11시 30분경 지하철 2호선 강남역의 교대역 방향 승강장에서 일어났다. A씨 부부가 열차를 기다리던 중 한 취객이 다가와 이들 바로 앞에 쪼그려 앉은 채 큰 소리를 지르며 위협을 가하기 시작했다. 부부는 겁에 질려 휠체어를 뒤로 물렸지만 취객은 집요하게 거리를 좁혀왔다. 일촉즉발의 상황 속에서 흰색 상의를 입은 한 젊은 남성이 다가와 자신이 들고 있던 우산으로 취객을 막아서며 부부를 일차적으로 보호했다.
상황이 일단락된 줄 알고 급히 열차에 탑승한 부부는 이내 다시 위기를 맞았다. 해당 취객이 같은 열차에 따라 타 부부 앞까지 다가왔고, 손잡이를 잡은 채 또다시 위협적인 언행을 이어간 것이다. 공포에 질려 다음 역에서 무작정 내려야 하나 고민하던 찰나, 승강장에서 도움을 줬던 흰색 옷의 남성이 다시 나타났다. 여기에 노란색 상의를 입은 체격 좋은 남성까지 가세했다. 이들 두 사람은 우산으로 방어막을 치듯 취객을 부부로부터 3m가량 밀어내며 이들을 완벽하게 방어했다. 결국 흰옷을 입은 남성의 발 빠른 112 신고 덕분에 취객은 열차에서 하차 조치됐다.
A씨의 마음에 가장 큰 감동을 남긴 것은 시민들의 따뜻한 배려였다. A씨는 첫 번째로 도움을 준 남성이 사건 직후 부부가 대만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미안하다"며 한국을 대신해 사과까지 건넸다고 밝혔다.
그는 "두 분은 저희에게 정말 구세주 같았다"며 "덕분에 무사히 위기를 넘겼고 한국에 대한 따뜻한 기억을 안고 돌아가게 됐다.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이 글이 꼭 두 분께 닿기를 바란다"고 시민들을 애타게 찾았다.
해당 사연은 21일 기준 3100개가 넘는 공감을 얻으며 온라인상에서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다.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휠체어라는 취약한 상황에서 자칫 큰 사고로 번질 수 있었던 위기를 외면하지 않은 시민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누리꾼들은 "대신 사과해 주셨다는 대목에서 눈물이 왈칵 났다", "위험한 상황에 선뜻 나서기 어려웠을 텐데 정말 자랑스러운 시민들이다", "놀라셨을 텐데 나쁜 기억은 훌훌 털고 한국에서 즐거운 추억만 가져가시길 바란다"며 뜨거운 응원의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