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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 36건 수사…강제해산엔 '신중'

장유하 기자
파이낸셜뉴스

업무방해 혐의 9명 확인…2명 특정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는 개표소 봉쇄 시위가 계속된 지난 1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 경찰들이 배치돼 있다. 뉴스1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는 개표소 봉쇄 시위가 계속된 지난 1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 경찰들이 배치돼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경찰이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와 관련해 폭행, 모욕, 명예훼손 등 총 36건의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22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사에서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개표소 앞에서 발생한 시민들 간 폭행, 모욕, 명예훼손 등과 관련해 36건을 수사하고 있다"며 "죄명별로는 폭행 23건, 명예훼손·모욕 등 6건, 강요·업무방해 등 5건, 공무집행방해 2건"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대한체육회 관계자 사무실 출입을 방해한 혐의와 관련해 채증 자료를 분석해 남성 5명, 여성 4명 등 총 9명을 확인했다. 이 가운데 남성 1명과 여성 1명 등 2명의 신원을 특정하고 출석을 요구한 상태다. 다만 신원이 특정된 여성은 이른바 '올다르크'로 불리는 인물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지난 16일 대한체육회 등 체육단체 관계자들은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진입을 시도했으나 무산됐다. 당시 한 시민은 개표소 봉쇄 시위 참가자들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경기장 진입에 합의한 뒤 실제 진입이 이뤄지려 하자 경기장 문을 붙잡고 약 2시간 동안 통행을 막았다. 이후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 시민을 '올림픽공원 잔다르크'의 줄임말인 '올다르크'라고 부르며 추켜세우는 반응도 나왔다.

유 대행은 "당시 대화경찰과 형사를 다수 배치해 대기 중인 인원을 상대로 수회에 걸쳐 설득과 경고를 했다"며 "대한체육회 관계자 출입을 적극적으로 제지한 인원에 대해서는 신속히 수사에 착수하는 등 엄정하게 사법 처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지난 5일 기동대를 투입해 적극 대응했던 것과 달리 현재는 경찰의 개입이 소극적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당시와 현재 상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유 대행은 "당시에는 투표함이 개표소로 이송돼야 투표가 종료되고 당선자 발표도 가능한 상황이었고, 선거관리위원회의 공식 요청도 있었다"며 "공직선거법 등을 고려해 경찰이 투표함 이송을 적극 지원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지금은 투표가 종료된 상황이고, 시민들이 모여 참정권 침해를 주장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당시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덧붙였다.

개표소 봉쇄 시위가 강제해산 요건을 충족하는지에 대해서도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유 대행은 "집시법상으로 보면 주최자가 없는 미신고 집회의 성격을 띠고 있다"며 "미신고 집회에 대한 해산 규정과 관련 판례가 있지만, 현장에 모인 시민들의 성격과 주장이 다양하고 해산 여부는 국민 안전과 사고 위험 등도 함께 판단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상황은 결국 사회적 합의를 통해 해결돼야 할 사안으로, 경찰만이 해결할 수는 없다"며 "경찰로서는 현재 상황과 여러 의견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경찰은 대한체육회 측의 출입 요청이 다시 있을 경우 적극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유 대행은 "체육회 관계자의 출입 요구가 있을 경우 시민들을 상대로 지속적인 설득과 경고를 통해 출입을 적극 지원하고, 이 과정에서 출입을 저지하는 명백한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신속히 수사에 착수해 엄정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위가 장기화되면서 현장 경찰관 피해도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까지 현장에 배치됐던 경찰관 6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유 대행은 "정신적 충격을 입거나 피해를 호소하는 경찰관을 대상으로 법률 상담과 긴급 심리 지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참정권 침해에 대해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의견을 표현하는 정당한 주권행사는 최대한 존중할 방침"이라며 "다만 법 질서를 훼손하고 다른 시민들에게 불편을 끼치는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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