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노믹스' 닮은 주식시장 개혁…코스피 9000 이후가 시험대
상법 개정·밸류업·주주환원 강화…일본식 자본시장 개혁 닮은꼴
코스피 9000 돌파는 AI 반도체가 견인…제도 개혁 효과는 이제부터
[파이낸셜뉴스] 최근 코스피 급등세를 두고 일본 아베노믹스(Abenomics) 이후 추진된 자본시장 개혁과 한국의 밸류업 정책을 비교하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아베노믹스는 제2차 아베 신조 내각 시절(2012~2020년) 시행된 경제 정책을 일컫는다. 일본이 기업지배구조 개선과 주주환원 확대를 통해 장기 강세장의 기반을 마련한 것처럼 한국도 상법 개정과 기업가치 제고 정책을 통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나서고 있다는 평가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1월 27일 종가 기준 5000선을 처음 돌파한 뒤 지난 18일 9063.84에 거래를 마쳤다. 약 5개월 만에 4000p 이상 상승한 것이다. 22일에도 62.13p(0.69%) 오르며 사상 처음으로 9100선마저 돌파했다. 코스피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회복과 성장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해 주가지수 5000 시대를 열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상법 개정과 일반주주 권익 보호, 주가조작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등도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여당 역시 자본시장 선진화를 핵심 과제로 내세웠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2월 국회 본관 당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코리아 프리미엄 K-자본시장 특별위 전체회의'에 참석해 "이제 코리아 리스크나 코리아 디스카운트 시대를 넘어서 코리아 프리미엄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윤정 LS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일본은 정부와 거래소, 기업 간 합의에 기반한 장기 프로젝트였던 반면 한국은 정부와 거래소 주도의 빠른 정책 드라이브가 특징"이라며 "정책 일관성과 지속성은 과제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상법 개정이 3차까지 마무리됐지만 후속 입법 과제들이 아직 남아 있어 정책과 관련한 변화 논의는 연중 지속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일본은 아베노믹스 추진 과정에서 2014년 스튜어드십 코드, 2015년 기업지배구조 코드를 도입하며 기업 경영의 투명성과 주주가치를 강조했다. 이후 기업들의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이 늘어났고 개인 투자자 유입을 위해 소액투자 비과세 제도인 'NISA(Nippon Individual Savings Account)'도 확대했다.
2023년에는 도쿄증권거래소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미만 상장사에 기업가치 개선 계획 공시를 요구하며 자본 효율성 제고 압박에 나섰다. 이후 일본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과 배당 확대가 이어졌고 닛케이225지수는 2024년 2월, 버블경제 시절인 1989년 당시 고점을 약 34년 만에 돌파했다.
다만 현재 코스피 상승을 정책 효과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올해 증시 랠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인공지능(AI)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국과 일본 모두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해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환원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다만 현재 코스피 상승은 AI 반도체 호황 영향이 큰 만큼, 향후 밸류업 정책과 후속 입법이 실제 기업가치 개선으로 이어질지가 한국 증시 재평가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