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재난 취약한 대도시... 맞춤방재 수립기술 개발" [제9회 재난안전 지진포럼]
강연
김혜원 국립재난안전연구원 지진방재센터 연구관
지진 발생 시 화재, 산사태, 인프라 마비 등으로 이어지는 '복합재난'에 대응해야 한다는 연구가 나왔다. 정량적 위험도 평가와 시나리오 기반의 선제적 재난관리체계 구축을 통해 더 큰 재난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차단한다는 구상이다.
22일 파이낸셜뉴스·행정안전부 공동주최로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9회 재난안전 지진포럼에서 김혜원 국립재난안전연구원 지진방재센터 연구관(사진)은 "지진은 여러 과의 협력이 필요한 '합병증'과 같다"며 "사전에 위험을 인지하고 대비하는 예방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기구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복합재난 발생 빈도는 기후변화와 함께 2배 가까이 늘어났다. 특히 지진 이후 연쇄적인 재난 위험성도 커지는 추세다. 지난 2018년 일본 이부리 동부 지진에서는 당시 태풍으로 물을 머금은 토양이 지진과 만나 대규모 산사태를 유발, 다수의 인명 피해를 냈다. 국내 역시 2005년 일본 후쿠오카 지진 직후 경남 통영 서호시장에서 화재가 일어났고, 2017년 포항 지진 이후 여진 과정에서 산발적 화재 등이 발생했다.
김 연구관은 "우리나라에서도 2016년 경주 지진 한 달 후 닥친 태풍 '치바'로 인해 예상 외로 제방 피해가 심각했다"며 "지진이 발생한 이후에 방재시설들이 노후화되지 않았을까 또는 손상이 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원은 지난 2022년부터 공동 연구를 통해 행정동 단위로 지진 재해 위험성을 정량평가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모든 지역에 동일한 규모의 지진을 가정해 건축물과 화재 위험, 긴급대응난이도 등 3대 지표를 비교해 고위험 지역을 선별한다. 8개 유형의 연계 피해 가능성을 자유롭게 조합해 맞춤형 방재정책을 수립하는 기반이 된다.
점검 결과를 결합한 '지진피해 시나리오'도 구축했다. 미국과 일본의 선진 시나리오를 벤치마킹해 사건의 연쇄 고리를 끊는 한국형 시나리오 8종을 마련했다. 김 연구관은 "포항이나 경주 지진의 피해가 큰 이유는 특별히 위험한 지진이 일어나서가 아니다"라며 "서울에서 그 정도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다면 더 큰 피해가 발생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대도시는 복합재난 요소와 재난 취약자가 밀집해 있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며 "사전 대비 자료를 다음 지진 발생 전에 현장에 적극 적용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개발 기술은 이미 현장에 적용 중이다. 2024년 포항시 디지털 시정 대시보드 반영, 2025년 부산시 안전한국훈련 및 경북도 가을 APEC 대비 훈련 지원, 2026년 부산시 기능연속성계획 수립 등에 기초자료로 활용됐다.
특별취재팀 이보미 팀장 김만기 이설영 김경수 이창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