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항의하려 산 하닉 주식이 100배 수익권...김문수 뜻밖의 재테크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증설 불허 항의로 산 60만원대 주식, 19년 뒤 7600만원대 평가

김문수 경기도 지사가 지난 2007년 1월26일 정부과천청사 앞 운동장에서 이천 시민 40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열린 하이닉스 공장 불허 범국민대회에 참석해 시민들과 함께 수도권 규제에 대한 심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김문수 경기도 지사가 지난 2007년 1월26일 정부과천청사 앞 운동장에서 이천 시민 40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열린 하이닉스 공장 불허 범국민대회에 참석해 시민들과 함께 수도권 규제에 대한 심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대통령 선거 후보였던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2007년 하이닉스 이천공장 증설 논란 때 사들인 주식 30주가 100배 안팎의 수익권에 들어섰다. 정치적 항의와 지역 산업 지원의 뜻으로 산 60만원대 주식이 SK하이닉스 성장과 함께 7600만원대 장기투자 사례로 재소환됐다.

25일 정치권과 증권가에 따르면,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는 김 전 장관이 경기도지사 재임 시절 매입한 하이닉스 주식으로 100배 넘는 수익을 거뒀다는 게시물이 확산했다. 김 전 장관은 지난해 국민의힘 대통령 선거 후보 재산 신고에서 SK하이닉스 주식 30주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우자 설난영 여사도 같은 종목 10주를 갖고 있었다.

김 전 장관이 하이닉스 주식을 산 시점은 2007년 2월이었다. 그는 당시 경기도청 농협 출장소를 찾아 주당 2만원대였던 하이닉스 주식 30주를 매입했다. 투자금은 약 60만원대였고, 최근 SK하이닉스 주가를 255만원 안팎으로 놓고 계산하면 30주의 평가액은 7600만원대에 이른다. 단순 수익률은 100배 안팎이다.

이 매입은 일반적인 재테크보다 산업정책 항의에 가까웠다. 당시 정부는 폐수를 통한 구리 배출 문제를 이유로 하이닉스 이천공장 증설을 허용하지 않았다. 경기도와 이천시는 반도체 공장 증설이 지역 경제와 일자리에 직결된다고 보고 강하게 반발했다. 김 전 장관은 하이닉스 주가가 빠지고 장래가 불투명해 보여 회사를 격려하고 지원하려는 의지로 주식을 샀다고 설명했다.

김 전 장관의 발언은 당시 논란의 상징처럼 남았다. 그는 하이닉스에서 1년 동안 배출되는 구리 양이 돼지 190마리가 배설을 통해 내보내는 구리 양과 같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천지역 돼지 사육두수를 190마리 줄일 테니 이천 하이닉스 반도체 공장 증설을 허용하라고 요구했다. 축산농가 구성원에게 하이닉스 반도체 취업 기회를 연결하면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된다는 논리도 덧붙였다.

경기도는 당시 하이닉스 지원에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이천시 공무원들도 자발적으로 하이닉스 주식을 매입하는 운동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사회가 공장 증설 불허에 반발하며 주식 매입을 산업 유치 운동의 한 방식으로 활용한 셈이다.

김 전 장관은 지난해 경제5단체장 간담회에서도 이천공장 논란을 다시 언급했다. 그는 SK하이닉스가 당시 최태원 SK그룹 회장 인수 전이라 사실상 은행 관리 상태에 있었다고 말했다. 첨단 기업은 주인이 분명해야 발전할 수 있고, 공무원이나 은행이 첨단 기업을 성공시키기는 어렵다는 취지였다. 삼성전자 지원 경험도 함께 언급하며 경기도지사 시절 반도체 산업 유치와 지원을 강조했다.

다만 김 전 장관은 공직자는 주식을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 적극적으로 투자하지 않았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주식을 하지 않다 보니 시장에 조금 어두워진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많이 하는 사람들의 얘기와 사정은 충분히 알고 있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해당 일화는 지난해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의 발언으로도 다시 알려졌다. 김 최고위원은 유튜브 방송에서 김 전 장관이 경기도지사 시절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유치에 힘썼고, 당시 하이닉스 주가가 좋지 않아 경기도민이 하이닉스 주식을 사주는 운동을 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김 전 장관이 아직도 10주쯤 갖고 있지만 주식 평가액을 본인이 모르는 것 같다며, 팔 줄 몰라 못 판 것 같다는 취지의 농담도 했다.

김 전 장관 부부가 보유한 SK하이닉스 주식은 지난해 재산 신고에서 단일 종목으로 확인됐다. 본인 명의 30주와 배우자 명의 10주를 합치면 총 40주다. 최근 주가를 적용하면 전체 평가액은 1억원을 넘는다. 재산 신고 당시 공개된 금융자산은 총 5억4759만원이었다.

SK하이닉스 주가가 최근 큰 폭으로 흔들리면서 이 일화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더 빠르게 퍼졌다. 단기 조정이 커졌지만, 2007년 주당 2만원대에 산 주식은 여전히 100배 안팎의 수익 구간에 남아 있다. 하이닉스는 은행 관리 논란을 지나 SK그룹 편입 이후 고대역폭메모리와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의 핵심 기업으로 올라섰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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