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쉬다 입에 들어가 '퉤퉤'"…올해 다시 돌아온 '러브버그'
러브버그 민원 3년 새 156.9%증가
올해 전년 대비 출몰 범위 더 넓어져
출몰 지역 공유 웹사이트까지 등장
7월 중순까지 나타날 것으로 전망
[파이낸셜뉴스] #.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정모씨는 최근 집 근처를 걷다 입 안으로 벌레가 들어오는 일을 겪었다. 이른바 '러브버그'로 불리는 붉은등우단털파리였다. 정씨는 "집 주변에 러브버그가 부쩍 늘었는데 숨을 쉬는 순간 입 안의 이물감에 깜짝 놀랐다"며 불쾌함을 토로했다.
지난해 수도권 일대에서 기승을 부렸던 러브버그가 올해도 곳곳에 출몰하면서 시민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다. 러브버그는 매년 6~7월 집중적으로 나타나는 만큼 7월 초·중순까지 출몰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민들은 온라인상에서 퇴치법을 공유하고 출몰 지역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사이트까지 만들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28일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수도권에서 접수된 러브버그 관련 민원은 3년 새 156.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2년 4448건이던 민원은 2023년 6428건, 2024년 1만3127건으로 급증했다. 지난해에도 1만1429건이 접수되며 2년 연속 1만건을 넘어섰다.
러브버그는 암수가 짝을 이룬 채 날아다니는 외래종 곤충이다. 중국 동남부와 일본 오키나와 등 따뜻한 지역에서 주로 서식했으나 2022년부터 국내에서도 관찰되기 시작했다. 도심과 주택가, 산림을 가리지 않고 무리 지어 나타나 차량과 사람에 달라붙거나 시야를 가려 야외 활동에 불편을 일으킨다는 게 특징이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보다 러브버그 출몰 범위가 넓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초기에는 인천과 서울 은평·서대문·마포 등 수도권 서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대량 발견됐지만, 올해는 서울 전역과 경기 남부 지역으로까지 확산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에 따른 기온 상승으로 러브버그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 확대되면서 발생 지역도 함께 넓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출몰 지역이 확대되면서 시민들의 불편과 불만도 잇따르고 있다. 경기 안산시에 거주하는 서모씨(31)는 "지난해에는 집 근처에서 거의 보지 못했는데, 요즘에는 아파트 복도 벽에 셀 수 없이 붙어 있다"며 "현관문에 붙어 있어 문을 열 때도 조심하게 되고 옷에도 달라붙어 불편이 크다"고 전했다.
이런 탓에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는 '러브버그 대신 잡아주실 분 구한다'는 글도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부채 들고 다니기, 분무기로 물 뿌리기, 어두운색 옷 입기, 창틀에 레몬즙 뿌리기 등 각종 '러브버그 퇴치법'도 공유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러브버그 출몰 지역을 공유하는 사이트도 등장했다. 이용자들이 지역별 러브버그 출몰 상황을 직접 제보하는 방식으로 해당 사이트에는 이번주에만 1만2000건이 넘는 제보가 접수됐다.
사이트 제작자 박제구씨(32)는 파이낸셜뉴스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러브버그가 한창 많았을 때 출몰 정보를 한눈에 확인하기 어렵다고 느꼈다"며 "피해를 겪는 시민들이 원하는 지역의 러브버그 출몰 상황을 쉽게 파악하고 해당 지역을 피하는 등 일상생활에 참고할 수 있도록 사이트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올해 러브버그 주요 활동 시기를 6월 15~29일로 예측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러브버그가 통상 6~7월에 출몰하는 만큼 발생이 7월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양영철 을지대 보건환경안전학과 교수는 "지난해와 비슷하게 올해도 7월 중순까지는 러브버그가 출몰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장마가 평년보다 늦어지고 있는데 장마철 많은 비가 내리면 러브버그 활동이 줄어 시민 불편도 크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