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치솟고 금값 폭락… 美 기술주 랠리에 달라진 자산 지도
美증시 6년 만에 최고 분기 상승률
AI거품론·전쟁 우려 등 악재 삼켜
14% 급락한 金 13년 만에 '최악'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미국 증시가 6년 만에 최고 분기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란과의 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과 인공지능(AI) 거품 논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등 악재에도 반도체주 강세와 기업 실적 개선이 상승세를 이끌었다. 다만 하반기에는 AI 투자에 대한 의구심과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시험대로 떠올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6년 만에 가장 높은 분기 상승률을 기록했다. S&P500은 전 거래일보다 58.93p(0.79%) 오른 7499.36, 나스닥은 393.58p(1.52%) 상승한 2만6213.72에 거래를 마쳤다. 두 지수의 2·4분기 상승률은 각각 14.9%, 20%로 2020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S&P500과 나스닥은 올해 들어 각각 24차례와 20차례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도 상반기 기준 5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다우지수는 이날 0.3% 오르며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상반기 전체로는 8.8% 상승했다.
이번 랠리는 반도체 기업과 대형 기술주가 주도했다. '매그니피센트7(Magnificent 7)'으로 불리는 아마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메타, 테슬라, 엔비디아는 3월 말부터 5월 말까지 약 30% 급등했다. 특히 AI 반도체 수요 확대에 힘입어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이번 분기에 242%, AMD는 186%, 브로드컴은 22%, 엔비디아는 15% 각각 상승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PHLX)도 88% 급등하며 사상 최고 분기 수익률을 기록했다.
하반기 증시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월가에서는 AI 중심의 상승장이 금융·산업재·중소형주 등으로 확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의문과 고평가 논란, 연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은 부담 요인이다.
주가 급등으로 밸류에이션 부담도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까지 커졌다. 매그니피센트7은 6월 한 달 동안 약 9% 하락했다. 통화정책 역시 핵심 변수다. 물가 전망이 다시 높아지면서 국채 금리는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반영해 상승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글로벌 중앙은행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매우 크며 그 중심에는 연준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시장에서는 상승세가 대형 기술주를 넘어 다른 업종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달러화 가치는 같은 날 13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엔화 가치가 급락한 가운데 달러는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 전망 속에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달러 지수는 올들어 3.1% 상승했다. AI 붐도 달러 가치를 끌어올리는 또 다른 동력이었다. AI 붐 속에 미 기술주 주가가 뛰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미 주식 매수에 나서고 있고, 이 때문에 달러 수요가 높았다.
반면 금 가격은 13년 만에 최악의 분기 성적을 기록했다. 금 8월 인도분은 이날 뉴욕 시장에서 장중 온스당 4000달러 선이 무너지는 등 약세가 지속된 가운데 2분기 14% 가까이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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