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 살해범' 장윤기 현직 경찰 父, 아들 살인 증거 인멸…친족 특례로 처벌 못해
[파이낸셜뉴스]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23)의 범행 목적 분석에 활용됐던 개인 물품들이 수사 초기 압수수색 이후 현직 경찰인 그의 아버지에 의해 폐기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주요 증거를 인멸한 행위임에도 현행법상 처벌이 불가능하다며 법 개선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제기했다.
지난 1일 정 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참담하고 황당한 일"이라며 "'광주 여학생 피습 살인 사건'의 범인인 장윤기의 아버지가 현직 경찰 신분으로 주요 증거를 인멸했던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다행히 경찰 수사에서 압수되지 않았던 해당 증거들의 존재 사실을 검찰의 보완수사 단계에서 확인해 장윤기의 성범죄 의도를 밝혀냈고, 당초 경찰이 송치했던 단순 살인이 아닌 '강간목적살인죄' 등으로 재판에 넘긴 바 있다"며 "단순 살인은 징역 5년까지 하한선이 있지만, '강간목적살인죄'는 사형 아니면 무기징역 선고만 가능할 정도로 두 죄의 형량 차이는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직 경찰관인 아버지가 중요 증거를 인멸했음에도 곧바로 제재하기 어려운 현실"이라고 했다.
정 장관은 또 "현재 우리 법은 증거인멸죄에 있어 가까운 친족이 이를 범한 경우 '친족 특례'로 처벌을 면제하고 있다"며 "자신의 가족을 감싸고자 하는 인간의 자연스러운 혈연적 본성을 사법의 관점에서 고려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검찰은 '가족이나 친족이 증거인멸을 한 경우 처벌하지 아니한다'는 현행 형법의 특례조항을 근거로 장윤기의 아버지에게 책임을 묻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 장관은 "지난해 12월 가족 간 절도, 사기 등 재산범죄의 처벌을 면제해주던 '친족상도례' 규정이 시대적 흐름에 맞춰 폐지한 만큼, 이 특례 역시 개선돼야 할 부분은 없는지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며 "고(故) 이채원 양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합당한 처벌이 내려질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장윤기는 지난 5월 5일 오전 0시 10분께 광주 광산구의 한 보행로에서 귀가하던 여고생을 성폭행 목적으로 납치하려다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현장에서 피해자를 도우려 했던 고2 남학생에게도 흉기를 휘두른 혐의와 함께 아르바이트 동료였던 베트남 국적의 여성 A씨(26)를 상대로 스토킹과 성폭행을 저지른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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