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김종훈의 Aging in Place] 노년의 스마트폰, '디지털 후견인'을 선임하자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고령자 스마트폰의 보안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설치 화면의 예. 고령자들은 스마트폰 제조사가 공식 제공하는 소프트웨어라서 필수적으로 업데이트해야 할 지, 아니면 위험한 피싱이나 불필요한 광고라서 피해야 할 지 판단할 때, 신뢰할 수 있는 조력자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사진=쉘위파트너스㈜ 대표이사 김종훈
고령자 스마트폰의 보안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설치 화면의 예. 고령자들은 스마트폰 제조사가 공식 제공하는 소프트웨어라서 필수적으로 업데이트해야 할 지, 아니면 위험한 피싱이나 불필요한 광고라서 피해야 할 지 판단할 때, 신뢰할 수 있는 조력자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사진=쉘위파트너스㈜ 대표이사 김종훈

[파이낸셜뉴스] 문해력(文解力).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다. '디지털 문해력'(Digital Literacy)은 스마트폰 같은 디지털 기기를 다루는 능력을 일컫는다. 넘쳐나는 온라인 정보 속에서 내게 필요한 것을 탐색하고, 신뢰할 만한지 평가 후에 사용하며, 책임 있게 소통할 줄도 아는 역량이다.

■스마트폰은 집안의 고령자가 집밖의 세상과 소통하는 창

우리 동네 시니어타운에서 어르신들의 디지털 문해력 향상을 돕는 봉사를 5년째 매달 하고 있다. 아침 산책길에 찍은 꽃 사진 여러 장을 한꺼번에 단톡방에 올리려는 어머님부터, 최신 폰의 인공지능 통역 기능을 써서 해외에 사는 손주와 대화하려는 아버님까지, 역량의 스펙트럼이 매우 넓다. 고령이라 다들 비슷할 것 같지만, 그분들 간에도 디지털 격차(Digital Divide)가 결코 작지 않다. 일방향의 일대다 강의 방식이 아닌, 한 분씩 일대일로 응대해드리는 이유다.

집과 동네로 생활권이 축소되는 고령자에게, 스마트폰은 넓은 세상과의 소통을 이어가는 창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가 40년전에 출시한 PC 운영체제 이름처럼 윈도우(Window)다. 이 창은 밝은 햇빛과 맑은 공기를 만끽하게 해주지만, 자칫 방심하고 열어두면 비가 들이치고 도둑이 드나들 수도 있다.

행정안전부의 혜택알리미 공식 안내(좌측)와, 고령자 스마트폰의 유사 광고 노인맞춤알리미(우측)간 비교. 고령자들은 무료 SNS 사용 중에 추천받는 수많은 컨텐츠들 중에서, 불필요한 광고나 유해한 가짜 뉴스 여부를 평가하고 구분해내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사진=행정안전부 공식블로그, 쉘위파트너스㈜ 대표이사 김종훈
행정안전부의 혜택알리미 공식 안내(좌측)와, 고령자 스마트폰의 유사 광고 노인맞춤알리미(우측)간 비교. 고령자들은 무료 SNS 사용 중에 추천받는 수많은 컨텐츠들 중에서, 불필요한 광고나 유해한 가짜 뉴스 여부를 평가하고 구분해내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사진=행정안전부 공식블로그, 쉘위파트너스㈜ 대표이사 김종훈

■디지털 약자(弱者)에게서 발견되는 위험들

고령자 댁에서 흔히 발견되는 위험들이 있다. 기억하기 어려운 온갖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적은 포스트잇을 데스크탑 모니터에 떡하니 붙여두셨다. 누가 몽땅 적어갈까 걱정되서 수첩에 옮겨드린 후 파기해드렸다. 수시로 팝업되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알림은 피싱일까 겁나서 연신 취소만 누르셨단다. 무작정 피하고 미루는 건 답이 아니다. 할 건 해야 한다. 반년 넘게 갱신 안된 제조사의 보안 패치를 동의하고 얼른 설치해드렸다.

감쪽 같은 광고에 현혹된 경우도 많다. 유튜브 시청 중인데 갑자기 저장공간 부족으로 사진이 날아간다는 가짜 경고에 속아 다운로드한 PDF 뷰어 앱이 여러개다. 조잡한 광고가 가득하거나 유료 결제를 유도하는 스팸들이라 모조리 삭제해드렸다. 행정안전부의 개인 맞춤형 정부혜택 알림서비스인 '혜택알리미'를 흉내낸 것들도 가득하다. 연금소식 알리미, 환급금 알림 등의 제목으로 근거없는 액수의 건보료나 통신료를 환급해준다는 카톡 광고 채널들은 바로 차단해드렸다.

■'현대(現代) 고령자'의 안전과 자립에 필수인 디지털 문해력

디지털 문해력은 에이징 인 플레이스하는 현대 고령자의 '안전과 자립'에 필수 요소다. 내가 응원하는 사람과 소통하고, 나를 지지하는 사람과 공감하는, 관계의 창을 든든하게 이어가야 한다. 마켓컬리에 건강한 제철 식재료 배달을 주문하고, 내 몸에 맞는 운동 영상을 찾아 따라하며 균형도 근력도 튼튼하게 유지해야 한다. 신뢰할만한 경제 고수들의 명강의를 놓치지 않으며 노후 자산도 안전하게 관리해야 한다.

스마트하다는 디지털 기기가 점점 부담스럽고, 첨단 신제품 사용이 갈수록 망설여진다면, 내 맘속 '디지털 후견인'을 선임해보자. 디지털 세상에서 나의 의사결정을 지원해주는 조력망을 구축하는 것이다. 우리 동네 평생학습관의 디지털 교육은 기본이다. 자녀나 손주라면 더없이 좋고, 믿고 맡길 수 있다면 오랜 이웃이나 단골 대리점도 좋다. 받기만 해서 미안해하지 않아도 된다. 내가 그의 아날로그 후견인이 되면 되니까.

김종훈 쉘위파트너스㈜ 대표이사


#디지털 문해력 #에이징 인 플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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