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덩치만 커진 한국의 지방재정
우리나라는 지난 6·3 지방선거를 통해 지방자치단체장과 의원을 선출했다. 정치적 의미에서의 지방자치를 실시한 지도 벌써 30년이 넘었다. 이번이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였다는 점에서 지방분권의 의미에 대해 필요조건이라 할 수 있는 재정의 관점에서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지난 1948년 정부수립 후 제헌헌법을 마련했고, 그 이듬해 지방자치법 제정을 통해 지방자치가 시작되었다. 박정희 정권 때 전면 중단되었다가 1991년에 이르러서야 지방의회가 부활되었고, 1995년 전국동시지방선거를 통해 완전한 민선자치시대를 연 바 있다. 하지만 여전히 선거 과정에 주민주권이나 지역권력 견제와 같은 이슈보다는 전국적 이슈에 휘말린 모습은 아쉬움이 남는다.
분권이란 말 그대로 한곳에 집중된 권한과 그에 동반된 책임을 분산함을 의미하는 개념으로 정치적 분권, 행정적 분권, 재정적 분권 및 경제적 분권으로 구분된다. 여기서 재정적 분권은 상위 정부로부터 낮은 단계의 정부에 조세 및 지출에 관한 의사결정권을 포함한 재정적 권한과 책임을 이양하는 것을 의미한다. 지역별로 서로 다른 주민들의 선호와 환경을 반영하여 차별화된 공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면 모든 지역에 대해 획일적인 경우보다 후생 수준을 높일 수 있다. 지방은 경쟁하고 주민들은 지방정부의 반응성과 재정적 이동성을 통해, 또는 투표와 이탈을 통해 사적재를 선택할 때와 같이 효율성이 증대될 수 있다. 나아가 공공서비스 지출 책임이 주민과 보다 가까이 있는 지방정부에 주어짐에 따라 지방정부와 주민 간의 연계가 강화됨으로써 책임성 또한 증진된다. 이론이 그렇다.
양적으로는 1990년과 비교해 지방재정 규모가 18.75배나 급증했고, 전체 재정지출에서 지방정부의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서도 매우 높은 수준을 나타내는 등 형식적 측면에서는 재정분권이 빠르게 자리 잡아가고 있다. 하지만 구조적 측면에서는 여전히 수도권 집중과 맞물려 분권 자체에 대한 회의론이 제기되기도 한다. 대표적인 문제로 지방재정의 대폭 확충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부분의 지자체가 재정부족을 호소하고 있고, 재정자립도는 40.89%에 불과하다. 아울러 지자체가 자율성은 원하지만 책임은 지지 않으려는 문제, 주민들의 무관심과 낮은 참여 문제, 지방분권과 지역균형발전 간의 갈등 문제 등으로 현실에서 이를 구현하는 데 많은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
미국은 연방제 국가로 우리와 시스템이 매우 상이하지만 지방정부의 책임성 차원에서 근간이 되는 세금인 재산세가 다른 여타 세원으로 충당하지 못하고 남은 지출수요를 감당하도록 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아울러 현재와 같이 모든 지방세원의 종류와 세율을 국회가 정하고 재산세의 과세표준이 되는 재산가액까지 중앙정부가 정하는 제도는 지방분권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지방정부들이 탄력세율제도가 명시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전혀 활용하지 않고 암묵적인 담합을 하도록 유도하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현재와 같이 지방교부세와 같은 일반재원보다 국고보조금이 더 비중 있게 운용되어서는 안 된다. 지방재정 이론에서 강조하는 편익과 비용 간의 연계로부터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박정수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