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계속 빠지는데...증권사에선 "흔들리지 말자"만 외치는 삼성전자
[파이낸셜뉴스] 역대 최대 실적을 냈지만 주가는 거꾸로 미끄러졌다. 그럼에도 증권가에서는 "지금의 급락은 펀더멘털이 아닌 심리의 문제"라며 흔들리지 말라는 목소리만 나온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6.92% 하락한 29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28만6000원(-9.75%)까지 밀리며 낙폭을 키우기도 했다. 이날 오전 10시23분께 유가증권시장에는 매도 사이드카가, 오후 1시51분33초부터는 20분간 거래를 멈추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올해 코스피 시장에서만 6번째 서킷브레이커였다.
주가를 끌어내린 것은 다름 아닌 '사상 최대 실적'이었다. 삼성전자는 이날 2·4분기 잠정실적으로 매출 171조원, 영업이익 89조4000억원을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810% 늘어난 수치이다. 이번 분기만 놓고 보면 엔비디아를 제친 글로벌 1위 실적이다.
그럼에도 시장 일각에서 기대했던 '90조원대' 눈높이에는 못 미쳤고, 최근 불거진 메타 등 하이퍼스케일러의 투자 축소 우려와 맞물리며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진 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른바 '셀 온(sell on)' 현상이다. 셀 온 현상은 기업의 긍정적인 이벤트가 실제로 발생했음에도, 기대감이 이미 주가에 선반영됐다고 판단해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을 위해 매물을 쏟아내는 현상을 말한다.
신한투자증권은 "최근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어닝 서프라이즈' 이후 투매가 나왔듯, 역대급 영업이익에 주가의 정점을 우려한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선제적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의 눈높이가 너무 높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의 2·4분기 영업이익에 대한 시장의 전망치는 약 84조원이었는데, 일각에서는 100조원을 내다보는 시각도 있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모건스탠리가 "반도체 업종의 이익 모멘텀이 정점을 통과하고 있다"라는 진단을 내놓아 이목을 끌고 있다. 6일(현지시간) 마이클 윌슨 모건스탠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최근 보고서에서 "AI 투자 사이클은 지속되겠지만, 그동안 과열됐던 반도체 업종의 상승 탄력이 둔화하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윌슨 CIO는 "AI 사이클이 끝났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면서도, 반도체주의 상승이 한풀 꺾이고 소비재와 은행, 바이오 등으로의 순환매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증권가는 이번 급락을 저가 매수의 기회로 보고 있다. 특히 이날 나온 최신 보고서들의 목표주가는 현재 주가의 두 배 안팎에 형성돼 있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날 "과격한 주가 반응에 뇌동하지 말자"라며 "최근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해 현재 주가 대비 목표주가(55만원)의 괴리도가 크지만 견조한 업황과 기업 경쟁력, 낮은 밸류에이션 배수를 고려할 때 목표가를 하향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박준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목표주가를 58만원으로 유지하며 "범용 메모리 사업부는 이번 분기에도 가격 서프라이즈가 발생했다"라며 "당초 D램 가격 상승률을 전분기 대비 40% 수준으로 예상했으나 실제로는 45~50% 상승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전했다.
박 연구원은 "완벽한 펀더멘털을 갖춰 나가고 있는 한국 메모리 산업에 뚜렷한 이유 없이 발생하는 극심한 변동성은 저가 매수의 기회"라며 "주가 사이클의 종료 시점은 도래하지 않았다. 펀더멘털에 영향을 줄 충격이 아닌 뜬소문에 가까운 노이즈로 사이클이 종료되는 경우는 없었다"라고 말했다.
류형근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규모 성과급 충당금(10조원 중후반 추정)을 인식하고도 89조4000억원의 호실적을 기록했다"라며 "성과급 충당금을 제외하면 메모리반도체 영업이익은 109조원에 달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줄일 때가 아니라 늘릴 때"라며 자사주 매입 재개 가능성, 2027년 HBM 평균판매단가(ASP)의 전년 대비 91% 상승 전망, 비메모리 사업부의 수주 개선 등을 추가 상승 동력으로 꼽았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