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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 르펜, 내년 프랑스 대선 출마 강행..."횡령 판결 불복, 상고할 것"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파이낸셜뉴스]

프랑스 극우 정당 '국민연합(RN)' 지도자인 마린 르펜이 7일(현지시간) 항소심에서 유죄 판결이 유지된 뒤 파리 법원 청사를 떠나고 있다. 르펜은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할 것이라면서 내년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AP 연합
프랑스 극우 정당 '국민연합(RN)' 지도자인 마린 르펜이 7일(현지시간) 항소심에서 유죄 판결이 유지된 뒤 파리 법원 청사를 떠나고 있다. 르펜은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할 것이라면서 내년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AP 연합

프랑스 극우 정당 '국민연합(RN)' 지도자 마린 르펜이 내년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항소 법원이 르펜의 출마 금지 기간을 단축한 덕이다. 유럽연합(EU) 의회 자금을 횡령한 혐의에 대한 하급심의 유죄 판단은 유지됐지만 출마 금지 기간이 짧아지면서 내년 대선 출마가 가능해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7일(현지시간) 판사 3명으로 구성된 항소심 재판부는 르펜의 공직 선거 출마 금지 기간을 단축했다. 다만 재판부는 집행유예 3년 기간 가운데 1년 동안에는 위치 추적을 위한 전자팔찌를 발목에 찰 것을 명령했다.

다만 하급심이 결정했던 공직 출마 금지 기간 5년(60개월)을 45개월로 단축했다. 이 가운데 30개월은 집행이 유예됐고, 남은 기간은 15개월에 불과하다. 르펜이 항소했지만 하급심이 "항소하더라도 공직 출마 금지 조처는 즉시 효력을 발휘한다"는 임시 집행 명령을 함께 내렸다. 르펜은 하급심 유죄 판결을 받은 지난해 3월부터 출마가 금지됐기 때문에, 지난달로 출마 금지 기간은 끝이 났다. 내년 대선 출마에는 문제가 없다.

또 다른 판사는 별도의 감시 절차가 취해질 것이라면서 여행 제한이나 구금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르펜은 이날 저녁 TF1 방송에 출연해 대법원에 상고할 것이라면서 대선에 출마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상고를 하면 "항소심 판결 효력이 정지된다"면서 "전자발찌 없이 선거운동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르펜은 이날 항소심 판결 전 만약 전자발찌를 차야 하면 대선에 나서지 않겠다고 거듭 밝힌 바 있다.

헌법학자 안샤를렌 베지나는 르펜이 출마를 결심한다면 이는 '자살특공대(카미카제)'식 행동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심각한 부패 혐의가 유죄판결로 입증됐기 때문이다.

베지나는 "이번 판결은 범죄의 심각성을 일깨워주고 있다"면서 "실형 선고는 (범죄를 저지른) 이가 철창 안에 있어야 한다는 의미라는 것을 늘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원은 르펜이 EU 의회에서 받은 자금을 국내 정치에 활용하는 직원 고용에 도용한 것은 고의로 조작한 횡령이라고 판단했다.

르펜의 출마 법적 걸림돌이 사라진 가운데 르펜과 그가 후계자로 지명한 조르단 바르델라(30) 모두 여론 조사에서 경쟁자들을 크게 앞지르고 있다.

특히 바르델라는 당내 노동자 계층과 젊고 영향력 있는 유권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다만 경험이 많지 않다는 점 때문에 대선에서 발목이 잡힐 가능성은 있다.

그렇지만 바르델라는 최신 이포프(Ifop) 여론 조사에서 34% 지지율로 1위를 차지했다. 르펜보다 4%p 높았다. 르펜에 식상한 유권자들의 표심을 확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젊고 경험이 부족한 바르델라와 달리 르펜은 수십년의 정치 경험과 RN 내부의 신망이 두텁다. 르펜은 아버지 장 마리 르펜에게서 물려받은 소수 정당 RN을 주류 정당으로 탈바꿈시켰다.

아버지가 RN 전신인 국민전선(FN)을 꾸려 5차례 대선에 출마한 가운데 르펜은 2012년부터 3차례 대선에 도전했다.

특히 르펜은 소셜미디어에 능숙한 바르델라의 도움으로 당을 주류 정당으로 끌어올렸고, 유대인 홀로코스트를 '역사의 한 단면'이라고 말해 유죄 판결을 받았던 아버지의 유산으로부터 벗어나고자 노력해 왔다.

RN은 이제 프랑스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정당이자 국회 의석수가 가장 많은 제1당이다.

한편 르펜에 대한 수사는 2015년 시작됐다. 유럽 의회가 RN이 EU 자금을 유용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 발단이다.

유럽 의회 전 의원 9명을 비롯해 르펜과 관계자 23명이 기소됐다. 이들은 2004~2016년 세금 약 440만유로(약 76억원)를 유용한 혐의로 재판을 받았고, 항소심은 르펜이 이 돈을 횡령했다고 판단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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