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관 HD한국조선해양 대표 "대규모·고밀도 컴퓨팅 인프라 바다 위에서 안정적 구현"
HD한국조선해양, 슈나이더와 '바다 위 데이터센터' 핵심기술 개발
AI 시대 전력·냉각 해법으로 부유식 데이터센터 주목
해양 플랫폼 설계와 전력·냉각 인프라 기술 결합
[파이낸셜뉴스] HD한국조선해양이 인공지능(AI) 확산으로 급증하는 데이터센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바다 위 데이터센터' 핵심기술 개발에 나선다. 육상 데이터센터가 직면한 부지 부족, 전력 인프라 제약, 냉각 비용 부담을 해상 플랫폼 기술로 풀겠다는 구상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 조선 부문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7일 경기 성남 HD현대 글로벌R&D센터에서 슈나이더 일렉트릭과 '부유식 데이터센터(FDC) 인프라 기술 공동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김형관 HD한국조선해양 대표와 권지웅 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 대표 등 양사 경영진과 관계자가 참석했다.
김형관 HD한국조선해양 대표는 "HD한국조선해양은 조선·해양 분야에서 축적한 부유식 구조물 설계 및 건조 역량을 바탕으로 해상 데이터센터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이번 협력을 통해 대규모·고밀도 컴퓨팅 인프라를 바다 위에서 안정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핵심기술을 고도화하겠다"고 밝혔다.
부유식 데이터센터는 해상에 띄운 구조물 위에 서버, 전력 설비, 냉각 시스템, 에너지 관리 장치를 구축해 운영하는 차세대 데이터센터다. 기존 육상 데이터센터와 달리 대규모 부지를 확보해야 하는 부담을 줄일 수 있고, 해수를 활용한 냉각 효율 개선도 기대할 수 있다. 전력망과 해상 에너지 인프라를 연계할 경우 재생에너지 활용 가능성도 넓어진다.
시장 환경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가 2030년까지 약 945TWh 수준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AI 서버와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 연산 수요가 확대되면서 데이터센터의 랙당 전력 밀도는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전력 공급 안정성, 냉각 효율, 에너지 관리 기술이 데이터센터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부상했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데이터센터 전력·냉각·에너지 관리 분야에서 글로벌 솔루션을 보유한 기업이다. 특히 AI 데이터센터용 고밀도 전력 시스템, 액체냉각, 모듈형 인프라, 디지털 트윈 기반 운영 솔루션 등을 제공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부유식 구조물 설계·건조, 해양플랜트 엔지니어링, 선박 안전성 검증 분야에서 축적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
이번 협약에 따라 양사는 해상 플랫폼 기반 데이터센터 인프라의 통합 설계 기술 확보에 집중한다. 구체적으로는 FDC 구현에 필요한 인프라 요구사항을 검토하고, 해상 환경에 적합한 전력·냉각 시스템 구성을 공동으로 도출한다. 염분, 습도, 진동, 파랑, 태풍 등 해상 조건을 고려한 설계 안정성 검토도 병행할 예정이다.
양사는 데이터센터 인프라와 해양 플랫폼을 단순히 결합하는 수준을 넘어, 실제 운영 환경에서 안정성과 효율성을 확보할 수 있는 통합 엔지니어링 체계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최신 기술 동향과 엔지니어링 이슈를 수시로 공유하고, 추가 공동 연구개발 과제도 발굴하기로 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해상 데이터센터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과거 '프로젝트 나틱'을 통해 해저 데이터센터 실증을 진행하며 수중 데이터센터의 신뢰성과 운용 가능성을 검증한 바 있다. 싱가포르 케펠도 부지와 에너지 제약을 해결하기 위해 부유식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며, 해수를 활용한 냉각과 모듈형 해상 인프라를 주요 방향으로 제시하고 있다.
조선업계 입장에서도 부유식 데이터센터는 새로운 성장 분야로 꼽힌다. 기존 조선·해양플랜트 기술을 선박과 해양구조물에 한정하지 않고 디지털 인프라로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해상풍력, 해상변전소, 부유식 생산설비 등에서 축적한 설계·건조 기술은 FDC 개발에도 활용 가능성이 크다.
다만 상용화를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해상 플랫폼의 장기 운용 안정성, 데이터센터 장비의 방습·방염·방진 설계, 전력 공급 체계, 통신망 연결, 유지보수 방식, 관련 인허가와 보험 기준 등이 종합적으로 검토돼야 한다. 특히 AI 데이터센터는 중단 없는 운영이 핵심인 만큼 해상 환경에서도 육상 데이터센터 수준의 가용성과 보안성을 확보해야 한다.
권지웅 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 대표는 "AI 인프라 확대로 데이터센터의 전력 효율성과 지속가능성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며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글로벌 데이터센터 기술 역량과 HD한국조선해양의 조선·해양 엔지니어링 노하우를 결합해 차세대 부유식 데이터센터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